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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以四敎 文行忠信(자이사교: 문행충신)

시론

논어의 술이편 7-25 子以四敎 文行忠信(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가르치셨으니 경전과 덕행과 충성과 신의가 그것이다.)

모르는 한문이 없다는 것이 그날의 소소한 행복이다. 공자께서는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지도하셨는데 그중 왜 文行忠信 4가지만을 가르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전체 문장을 빈 종이에 쓰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의 해석은 각기 그 의미를 달리 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논어 읽고 글쓰기는 공자님의 삶이 아닌 내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다. 인터넷에 논어를 해석해 놓은 분들이 많은 공부( 文)를 하였더라도 중심된 마음(忠)이 다르기에 그들의 신념(信)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行)을 했음을 본다.

당시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으며 인문학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최진석 교수께서는 호랑이에게 호랑이 가죽의 무늬가 서로 다르듯, 인문학이란 각자 인간의 자신만의 독특한 무늬라고 간단하게 정의 하셨다. 자신의 삶에서 타인과 다른 외부적인 환경에 종속되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어 실천하는 학문이 인문학인 것이다. 최 교수의 책을 읽으며 공자님의 文行忠信을 되새겨 본다.

4가지의 순서가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지 않을까? 4가지의 순서를 다르게 조합하며 삶의 주인이 되는 인문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부모님의 은혜를 입고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과 세상의 많은 스승과 학문을 통해 배움(文)을 얻었다. 공자께서는 여러 사람이 길을 같이 가면 내 스승이 있다. 좋은 점은 가려서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은 고쳐야 한다. (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말씀하시며 세상 모든 존재에게서 배움을 얻으라 하셨다. 세상 모든 존재에게서 배운 머리의 지식을 내면화 시켜 삶의 중심(中)이 되는 마음(心) 곧 충(忠) 즉 서양에서 말하는 철학을 정립한다. 나와 내 자신 ( 내면의 하늘님, 본성,中 )과의 대화, 나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머리에 머무르는 지식을 가슴으로 옮기는 지혜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 중에 자신의 철학이 자신만의 행복이 아닌 세상 모든 이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믿음(信)이 생길 것이다. 자신의 철학(忠)에 대한 믿음(信)이 확고할 진데 자신의 즐거운 삶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行)이 이루어질 것이다. 행동을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 용기의 근원은 文, 忠, 信이 될 것이다. 곧 인문학은 행동을 필요로 하는 학문인 것이다.

50대 중반, 64년생 386세대라 불리며 정의를 고민했던 개업한 치과의사이다. 치과의사로서 앞으로 삶과 60세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내 삶을 돌아보기 위해 文行忠信을 다시 조합을 하여 본다. 忠 文 信 行. 앞으로 박병기(朴柄基)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나의 중심된 마음 삶에 대한 철학(忠)이 필요하다. 50대 이전 관심은 “경쟁과 승리”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성공이, 경쟁에서의 승리가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경쟁, 승리, 성공…다 부질 없다는 생각에 50대의 남자의 갱년기(思秋期)를 맞고 있다.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나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이는 삶.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타인들 보다 앞에서 달린다고 하여 과연 행복할까? 마라톤 코스를 100m 달리는 기분으로 달렸다. 그래도 앞에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타인과 경쟁하는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설 연후부터 20여권이 넘는 행복에 관한 책을 읽고 정리(文)한다. 그리고 내면의 하늘님과 타인과 행복에 대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생각을 다듬는다. 세상과 더불어 사는 삶이 행복이라는 믿음(信)이 생긴다. 아직 용기가 부족하여 실천(行)하지 못하고 있다. 
 
30대 때는 항아리 속의 바나나를 잡았다는 사실이 행복 했다
 40대 때는 바나나를 잡고 있는 손을 항아리에서 빼려고 힘을 썼다
 50대 때는 항아리 속의 바나나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50대 중반 바나나에 내 생명이 달려 있음을 알면서도 바나나에 집착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병기 대덕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