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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알아야 할 정신의학적 문제는?

치매 환자 내원시 통증 강도 표현 주의 필요
이 은 교수, 턱관절교합학회 학술대회서 발표


치과에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환자가 내원했을 때 어떻게 의사소통에 나서야 할까.

이 은 교수(연세대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는 지난 1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치과에서 만나는 정신의학적 문제’를 주제로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강연을 했다.
이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질환 유병률에 관해 밝혔다. 그가 인용한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평생 27.6%의 사람들이 ‘Any mental disorder’을, 8.7%가 ‘Anxiety disorder’, 13.4%는 ‘Alcohol use disorder’을 앓는다.

또 이 교수는 정신병(조현병)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나와 외부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상적인 사람들은) 내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데 정신병이 생긴 사람은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이 누가 시켜서인지, 실제 내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인지 혼동한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의도를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정신병적 증상이 있다고 다 정신병은 아니며 우울증 환자나 조증 환자, 섬망이 있는 사람도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치매가 있는 환자가 치과에 내원했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치매 환자의 경우 통증에 대해 과도하거나 과소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치과에서도) 치매 환자를 볼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혈관성 치매 환자 중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에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있었던 사람은 통각 과민 현상이 있어서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혈관성 치매가 어디에 오느냐에 따라 통증을 아예 못 느끼는 경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치매 환자들이 치매 단계에 따라 약한 통증에 대한 역치가 올라가서 통증을 잘 못 느낀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런데 심박동 수도 빨라지고 몸에 땀도 나는데, 아프냐고 물으면 ‘안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통증을 똑같이 느끼면서도 표현을 못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거나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진료할 경우에는 보호자를 함께 내원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보호자가 함께 있으면 해당 환자의 그날 컨디션이 어떤지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웬만하면 보호자를 같이 오라고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강연 말미에 심리학자 Alison Longley가 치과에 와서 무서워하는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관해 쓴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Alison Longley가 말한 주요 내용을 보면 ▲두려움의 신호를 익히고 환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물어봐라 ▲짧고 간단한 시술을 시행해서 첫 방문에 겁에 질리지 않도록 한다 ▲두려움이 많을수록 치과의자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 알고자 한다. 환자가 질문하면 진료를 멈추고 들어준다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면 바로 적절히 반응한다. 불충분한 통증 조절은 두려움을 증가시킨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