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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서적 사고, 약속 미루고’

전문의 경과조치 앞둔 개원가, 연말연시 잊은 ‘열공모드’

오는 11일 치러지는 제11회 치과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개원가가 ‘스터디 삼매경’에 빠졌다.

특히 올해는 기수련자, 전속지도전문의 역할자 등 경과조치 대상자 및 해외수련자 지원이 허용되는 첫 시험인 만큼 응시자들이 크게 늘면서 예년과 비교해 달라진 수험 풍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평소 300여명 안팎이 응시하던 해당 시험에 올해는 10배 가까이 늘어난 2643명이나 몰렸다. 이에 따라 시험장도 기존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렸고, 오전·오후로 과목을 분리해 시험을 치르는 것도 새로운 모습이다.

졸업한 지 십 수 년이 지난 ‘늦깎이 수험생’들의 자세도 남다르다. 지역 치과의사회 임원 등 수년 째 회무를 맡고 있는 40대 중반의 치과의사 A 원장은 최근 수도권에서 열린 한 회의에 자신의 전공 서적을 옆구리에 끼고 참석했다.

하루 진료가 끝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도 틈틈이 내용을 넘겨봤다는 그는 “사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은 초조한데 오랜만에 전공서적을 보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다 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사라졌다.

# “치열한 개원 환경서 경쟁력 확보”

출신 학교별, 동기별 스터디 모임을 통해 시험 관련 정보들을 교환하고, 압축된 정보를 기반으로 예상 문제를 유추해 보는 움직임들도 예정된 시험 일정을 앞두고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40대 치과의사 B 원장은 “연말 연초를 관통한 화두는 단연 전문의”라며 “비록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첫 해에 패스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의료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치과 개원 흐름 속에서 경쟁력, 차별성을 확보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자신의 응시 결과에 따른 기대 효과를 해석했다.

최근 모 학회가 학술대회 기간 중 개최한 전문의 시험 관련 설명회의 경우 주요 연자들의 강연보다 오히려 많은 인원이 몰려 학회 입장에서는 다소 난감한 ‘대박’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전문의 시험을 치른 경험자들이 나서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한 시험 준비 과정을 공유한 만큼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 때 아닌 전공서적 구입 열기 ‘활활’


반면 서울에서 개원 중인 50대 초반 치과의사 C 원장은 전문의 시험 덕분에 간만에 매우 한가로운 연말 연초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는 “수개월 전부터 모교 후배들에게 전화가 올 때 마다 안부보다는 전문의 시험 응시 여부를 묻는 질문이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연말을 한 참 앞둔 시점이라 약속을 잡으려 해도 일단 전문의 시험 끝나고 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그쪽으로는 얘기도 안 꺼내게 됐다”고  밝혔다.

전공 서적을 취급하는 일부 치의학 관련 출판사들의 경우 때 아닌 ‘전문의 시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봄, 가을 학기 초가 아닌 연말을 앞 둔 학기 말 시점에 오히려 전공 서적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D 출판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례적으로 최근 일부 전공 서적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판사 입장에서는 전문의 경과조치와 관련한 다소 특수한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