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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모임의 좋은 기운이 온 세상에 행복주길

시론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참 빠르다.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40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고3 때 신경성위염으로 휴학을 하게 되어서 남녀공학인 서울사대부고 29회와 30회 두 기수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이것이 내 인생의 좌우명인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

30회 친구들의 요청으로 동창회장과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30대 때는 치과 공부하느라고, 40대 때는 열린의사회의 의료봉사에 매진하느라고, 50대 때는 치과의사협회일과 개인적으로 교합과 치주, 교합과 전신건강의 개념을 정리해 발표하느라고 바쁘다는 이유로 동창회에 좀 소홀해서 1년에 한두 번만 참석하여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30회 친구들이 회장 제의를 해 주어서 부담도 많이 되었지만 ‘봉사를 할 영광스러운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대학 동창회장을 맡았을 때와는 친구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서 맡은 후 1달 동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생각하고 임원 선출에 많은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은 친구들이 총무, 재무, 문화복지, 홍보, 4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등 각자의 맡은 바를 알아서 잘 하고 있어서 회장인 저는 뒤에서 격려의 박수만 치고 있으면 된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동창회장을 맡은 뒤 친구들 대부분이 은퇴를 하였거나 은퇴를 준비하고 있어서 동창회가 편안하게 꿈 많았던 고교시절을 추억하며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찾고 싶은 어머님 품 같은 ‘제3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친구들 각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 ‘소통의 여유 공간’을 인정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요즘 ‘프레너미(frienomy)’라 하여 프렌드(friend)와 에너미(enomy)의 합성어가 나올 정도로 개인주의가 심한데 이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넘어서서 우리 친구들 모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언제라도 편안하고 부담 없는 모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청계산에서 가진 서울사대부고 시산제에는 250여명의 동문 선·후배들이 찾아와 새해인사도 하며 다정한 시간을 가졌다. 더구나 우리 동기들이 총동창회 산악회 회장, 부회장 등 임원을 맡아서 꾸려 가는데, 우리 친구들이 모든 면에서 열심히 도와주어 너무 감사하다. 북경에서 온 친구도 처음 산행에 동참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는 3월에 있을 롯데 타워 투어 행사에도 50명 이상의 친구들이 예약을 해 주어 준비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5월에는 1500여명의 선·후배 동문들이 모이는 ‘선농축전’에서 친구들이 준비하고 있는 졸업 40주년 기념 ‘콜라보 패션쇼’가 잘 되리라 확신한다. 다만 결과 보다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또 문화행사, 1박2일 여행, 산악회, 골프회 등 많은 다양한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다.

아무쪼록 천하에서 제일 편안한, 언제라도 안기고 싶은 ‘우리 어머님 품’같은 동창회가 되도록 온 정성을 모아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런 조그만 모임에서의 좋은 기운이 우리 가정과 사회에 널리 퍼져서 모든 인류가 행복하면 좋겠다는 조금은 거창한 꿈을 가져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병기 좋은얼굴 최병기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