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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든 치과의사, 사람을 만나다

박우경·성은주·이가영·이유진 원장 꽃꽂이전 열어


화초나 나뭇가지를 꽃병이나 수반에 꽂아 감상하는 일, 또는 그 기법을 뜻하는 꽃꽂이의 본령이 아마 치과의사라는 천직(天職)과도 맞닿아 있나 보다. 여기 십 년 째 꽃꽂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네 명의 여자 치과의사들이 있다.

현재 부산, 울산, 경남에서 개원 중인 박우경 원장(울산 한빛치과 교정과), 성은주 원장(양산 성은주치과의원), 이가영 원장(부산 초량프랜드치과의원), 이유진 원장(부산 에이스치과의원)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나흘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소재 이상일사진관에서 ‘초대Ⅱ’꽃꽂이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서애선 선생을 사사한 네 제자인 박 원장 등이 지난 10년 간 정진한 과정을 담은 20여점의 꽃꽂이 작품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였다.

현재 ‘(사)한국전통꽃꽂이연구회 하수꽃꽂이연합회’라는 단체에 소속이 돼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1년에 2번 있는 급수 시험에 대비하거나 혹은 일상적인 모임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는 횟수만 따져도 한 달에 두 번이다.

저녁 시간대를 기약하기 쉽지 않은 여자 치과의사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의 신뢰와 우애가 어느 정도인지 쉽사리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 “비워내는 미학, 사람으로 채움”

이들 4명의 치과의사들이 한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지게 된 데에는 유별난 개인적 친분 외에도 ‘교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성은주, 이가영, 이유진 원장은 (사)한국치과교정연구회(회장 장순희·이하 KORI)의 회원으로 인연을 맺고 있으며, 박우경 원장 역시 교정과를 수료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교집합’이 자연스레 완성됐다.

‘꽃꽂이 4인방’중 한 명인 이유진 원장은 “꽃꽂이의 경우 하면 할수록 비워내는 미학이 있다. 또 은근히 집중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보니 소소한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일종의 마음 수양”이라며 “하지만 제일 좋은 점은 만나서 꽃 꽂고 얼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데, 이 과정을 10년이나 같이 해 왔다는 것은 같이 만나는 사람들이 좋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꽃꽂이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까.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처음에는 있는 꽃으로 그냥 꽂다가 원하는 형태나 모양새를 만드는 단계가 오면 네 명이 다 교정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선생님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때가 종종 있다”며 “결국은 같은 아트(art)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