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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의 치과의사(73~97년 졸업자) ‘힐링이 필요하다’

특별기획/치과의사의 죽음, 그리고 삶- 어느 치과의사의 죽음(하)
290명 작고회원 평균 사망연령 49세
91년 졸업자 작고회원 15명 37.6세

 

‘중년은 괴롭다’는 말은 한때의 유행어로 치부할 말이 아닌 듯하다.

중장년의 치과의사는 치과의사로서 가장 원숙한 스킬과 그에 따른 부와 지위도 거머쥐고 있을 나이지만, 동시에 건강에 대한 적신호가 켜질 나이기도 하다.

시리즈의 중편에서는 ‘치과의사 건강지도’의 개략적인 능선을 봤다면, 이번 편에서는 한 골짜기를 집중적으로 보고자 한다. 치과의사로서 장년층인 1973년 졸업자(약 70세)에서부터 1997년 졸업자(약 54세) 구간의 작고 회원들의 데이터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시리즈 중편에서 기술했듯, 본지가 파악한 작고회원 1120여 명 중 향년이 파악된 1021명의 사망연령을 평균 내면 65.83세가 산출된다. 작고한 회원들은 평균 40.62년 동안 치과의사 면허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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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졸업자부터 97년 졸업자 구간을 들여다보면 전체적 통계보다 더 골이 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구간에는 총 1만3564명의 치과의사 회원이 존재하는데, 이 중 사망사실이 파악된 작고회원은 290명 정도다. 이는 전체 대비 약 4.3% 수준으로 역시나 모집단이 충분치는 않다는 한계를 전제해 둔다.

결론적으로 이 구간의 작고회원 290여 명의 평균 향년은 49.15세가 산출된다. 충격적인 수치다. 모집단이 요절한 치과의사의 통계에 집중돼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가능한 대목이지만, 290여 명의 치과의사가 평균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처음으로 치과대학 졸업자 수가 1000명을 돌파(1020명)한 1989년 졸업자 중 파악된 작고회원은 총 25명인데, 이 구간의 작고회원은 평균 사망연령이 44.7세에 불과했다. 면허취득은 보통 28세에 했으며, 평균 면허보유 기간은 15.8년으로 나타났다.

16명의 작고회원이 파악된 1990년 졸업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에 졸업한 작고회원 16명은 평균 사망연령이 42.8세에 불과했고, 면허보유 기간은 16.8년을 기록했다. 91년 졸업자 중 작고회원의 경우 15명이 파악됐는데, 평균 사망연령은 37.6세로 가장 낮은 연령을 보였으며, 평균 면허보유 기간 역시 13.7세로 낮았다.

73년 졸업자에서부터 97년 졸업자까지 시계열로 보면 평균 향년은 60세에서 출발해 39.4세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은 전언했듯이 해당 구간의 모집단 연령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작고회원의 데이터가 요절한 치과의사(사실상 이 구간 안의 작고회원은 대한민국 평균수명으로 볼 때 요절했다고 보는 게 맞다)에 편중돼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학계의 한 전문가는 “실제 중장년은 위기의 연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전문직의 경우 과도한 업무와 부와 명예, 직위에 대한 스트레스에 늘 노출돼 있고 인간관계 역시 최정점을 찍을 때이므로 그만큼 건강에 대해 돌보기 힘든 구조인데, 이런 위기들을 잘 극복해 가는 것이 노년의 안락함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자칼럼============================

죽음은 종결이 아닌 시작

“치과의사로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 계기였다.”

한마디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치과의사의 죽음, 그리고 삶> 시리즈 기사를 클릭한 1만2000여 명의 치과인들은 이번 기획시리즈를 읽고,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들을 보내왔다.

특히 지난 4월 초 보도된 상편 <나는 2006년 사망한 여러분의 동료입니다> 제하의 기사는 약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치과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 치과의사의 생애와 죽음을 졸필로 녹여 낸 기사를 읽은 치의들은, 삶의 언덕을 바쁘게 올라가느라 ‘보지 못했던 꽃’을 발견했다는 반응들을 보내왔다.

기자가 전국 각지에서 만난 치과의사들은 “치과의사로서 직업적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동시에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계기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만난 한 원장은 “수련을 함께 받다가 젊은 나이에 사망한 동료의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의 삶까지 덤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에 먹먹해졌다”고 고백했다.

물론 반론이나 진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중편에 보도된 “평균 사망연령 65.83세” 논지의 기사에 대해 많은 치의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충격적이며, 어떻게 이런 통계가 가능하냐는 반문이었다. 사실 이 지점이 이 프로젝트의 한계점이자 앞으로의 과제다. 이번 시리즈는 작고회원 1100여 명의 통계를 일일이 수집해 산출한 것으로, 모집단의 편중이나 편차가 고려되지 않은 것인데, 이런 ‘성김’을 채워 적확함을 완비하기 위해선 앞으로 정책적 뒷받침이나 회원의 자발적 협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다름 아니다. 이 시리즈를 버팀목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보충해 ‘치과의사 건강지도’의 골짜기를 채워 넣고, 이를 준거로 치과의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까지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부족하지만 좋은 의미로 준비한 시리즈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주신 회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향후 치과의사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보도할 것을 약속드린다. 

인터뷰/홍삼표 명예교수=====================


치의, 일반인과 다르지 않아 “스트레스 관리 핵심”


적정체중, 신체활동, 식이가 ‘암예방’
호발성 암에 대해선 더 연구 해봐야



홍삼표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암 전문가다. 서울치대에서는 구강암 전문가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암에 대한 예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홍삼표 교수는 “치의신보의 시리즈를 매우 인상 깊게 읽었으며, 사망연령과 관계된 수치에는 다소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6일 강원도 평창읍사무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암 예방법을 강연한 홍삼표 명예교수를 만나 ‘치과의사의 호발성 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 교수는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36.6%가 암으로 사망할 정도로 암은 심각한 질환”이라고 전제하고 말을 이어갔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호발하는 암의 종류가 있나?

“20년 전에는 치과의사들이 간암에 잘 걸렸는데, 이는 환자진료 중 수술도구나 침으로 환자의 간염바이러스가 옮겨 오는 케이스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동기들 중에도 적지 않은 동료들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제는 치과대학생이나 치의들이 백신을 접종하는 게 일반화 됐기 때문에 교차감염으로 간염, 간암에 걸리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이외에 특별히 치과의사이기 때문에 잘 걸리는 암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치과의사의 직업, 작업 특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리스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치과의사는 진료 중 몸의 전후좌우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이런 비대칭적 자세가 지속되다 보면 관절이나 근육의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질환에 이환될 수 있는데, 진료 전후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을 통해 균형을 잡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골프 같은 운동은 치과의사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은 아니다.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몸의 특정한 쪽만 사용하는 운동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치과의사로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 미국암학회에서 공인된 건강법은 단순하다. 첫째, 평생 건강체중을 유지할 것. 둘째, 신체활동을 높일 것. 셋째, 건강한 식이를 섭취할 것. 더불어 최근에는 암의 발생에 바이러스들이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 특히 구강과 관련 있는 오럴섹스와 딥키스 등은 구강암의 발생에도 관여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치과의사는 끊임 없이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직업이므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스트레스 관리가 암 예방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일단 신체가 경직되며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혈압도 오르게 된다. 이런 것이 지속되면 ‘병이 걸리기 쉬운 몸’이 되는 것이다. 치과의사는 특히 스트레스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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