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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故 Dr. Dick H. Nieusma(유수만)선교사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며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 요한복음 12장 24절~25 말씀 -

이 시대 진정한 그리스도의 종이시며 우리 치과인들의 위대한 스승이자 친구이신 Dr. Dick H. Nieusma께서 지난 7월 7일 하늘나라에 입성하셨습니다.

당신께서 우리 곁을 훌쩍 떠날 날이 있음에도 마냥 우리 곁에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좀 더 사랑하지 못하고 섬기지 못했던 아쉬움과 회환이 남습니다.

당신께서는 ‘죽음의 길’이 ‘영생의 길’임을 믿고 일평생 이 땅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죽음은 아름다운 삶에 의해서 완성됨을 보여주셨습니다.

 1961년 9월 7일 6·25 동란으로 폐허가 된 척박한 이 땅에 오셔서 1986년까지 25년 동안 치과의료선교사로서 많은 제자들을 양육하시고, 낙후된 한국 치과계의 발전을 위해 최신 치과 의료기술과 장비를 소개하며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셨으며, 많은 영혼들을 하나님께 인도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뼛속까지 한국인이 되길 원하셨고, 한국의 문화, 언어, 풍습 심지어 유머까지도 존중하며 습득하셨지요. 김치와 콩나물을 즐겨 드시고, 초라하고 남루한 무의촌 환자들과 구강암 환자들을 치료하며 오랜 친구 대하듯 농담하길 좋아하셨던 당신,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화를 내신 적이 없었지요. 반면에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철저하고 완벽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신께서는 절대로 제자들에게 강제로 신앙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말보다 행동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이므로 당신을 통해 예수님을 보게 하셨지요.

언젠가 한국을 떠날 날이 올 것을 예감하시고 1982년 치과의료선교회를 제자들과 함께 설립하셨습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치과의료선교를 통한 복음 전파와 구제봉사가 당신의 소명이며 또한 우리 모두의 소명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너희는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1:6)

바울이 빌립보 성도들을 신뢰 하심 같이 당신께서도 제자들을 믿고 치과의료선교회를 맡겨 주시고 한국을 떠나가셨습니다.

당신께 진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하여 우리 치과의료선교회는 우즈벡과 키르키스탄과 예멘과 중국과 모로코와 위구르 등 수많은 종족과 나라를 품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 알의 밀알로 주저 없이 썩어버린 당신. 당신의 영혼이 거름이 되어 수많은 열매와 화려한 꽃이 피어났습니다.

당신의 넋은 언제나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열어주는 등대로 우뚝 서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혀지는 일 많다지만 당신의 걸어가신 그 길은 우리 가슴 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歸天)’을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전하리라.”

이 세상 소풍 끝내시고 영원한 나라 더 이상 아픔도 눈물도 고통도 없는 하늘나라, 그토록 사랑하던 Mrs. Nieusma께서 계신 그 나라에 입성하여 주님의 품에 안겨 계실 당신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마지막 날 천국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을 우리 모두에게 허락하소서.

부디 평안히 안식하소서.

양유식 치과의료선교회 명예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