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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 다양한 환자, 다양한 치과의사

시론

유례없는 폭염 속에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건강에 위협을 받은 올 여름이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아파서’ 또는 ‘불편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다. 직접적인 통증과 기능시 발생하는 불편함 등 신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상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오는 사람까지 저마다 이유도 다양하다. 치과의사가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있어 환자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불만을 키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근거가 충분하고 안정성 있는 치료를 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치료방법에 의해 증상이 개선되는데 간혹 가다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를 만나면 치과의사는 당황하거나 난감해진다. 왜 이 환자는 특별한 반응을 보일까? 어떤 이유일까? 치료 전 미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이 환자는 하필 우리 병원에 왔을까? 등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치과의사는 괴로워진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100인 100색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며 개개인마다 모두 다른 신체적 조건과 정신적 요인,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부분을 모두 치과의사가 완벽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치료 전 파악해야 하고 그 방법은 학부시절에 모두 이미 공부하고 졸업하였다.

진찰을 위한 병력청취, 자세한 문진, 시진과 촉진, 타진 등 신체적 검사. 우리가 임상검사라고 말하는 부분에 기본적인 내용은 사실 다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자세히 시행하고 확인할 겨를이 부족하거나 늘 꼼꼼히 확인했지만 어쩌다 간과한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환자가 다양한 만큼 치과의사 또한 다양하고 환자와 치과의사 사이에도 잘 맞는 관계가 있고 그렇지 않은 관계도 있다.

빠른 진료만 원하는 환자도 있고 기다리고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라는 환자도 있다. 물론 모든 환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통된 심리를 가지고 있다.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환자의 신체적 상태와 심리적 반응 또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치과의사는 환자와 대화를 조금 더 나누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 그러다보면 치과의사는 점점 지칠 수밖에 없다. 환자를 치료하는 치료술식도 신체적 피로를 많이 겪는 치과 진료의 특성상 몸도 많이 지치는데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면 환자를 치료하기 이전에 치과의사들의 건강부터 피폐해질 수 있다.

건강한 치과의사가 건강한 치과진료를 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어떤 환자가 오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다. 치과의사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피로한 심신을 풀어낼 수 있는 길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

우리에게도 힐링이 필요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수경 경희치대 구강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