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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대 치과병원, 그리고 불혹(不惑)

Relay Essay 제2313번째


조선대학교 치과병원이 올해로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불혹.

일찍이 공자는 논어에서 이르기를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는 나이를 바로 40세”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공자의 말씀처럼 조선대 치과병원은 지난 1978년 개원한 이래 지역사회 구강보건 향상에 꾸준히 기여해 왔으며, 나는 이 치과병원에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치의학을 배운 학생으로서, 현재 수련하고 있는 전공의로서 40주년을 남다른 의미로 맞고 있다.

사실 조선대 치과병원과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조선대 치과병원과 현재의 조선대 치과병원을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현재 40만 번의 병록번호를 눈앞에 둔 병원에서, 엄마 손에 이끌러 온 나는 10만 번 초반 대 병록번호를 갖는 어린 환자였고, 치과병원에 왔을 때는 시설이나 규모도 현재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실제로 과거 병원 정문은 조선대학교 병원 내 자리 잡고 있어 정문부터 한참 걸어 올라가는 속칭  ‘헐떡고개’를 올라 힘겹게 치과를 다녔다.

“그 때 힘겹고 혹독한 등반수련(?)이 지금의 왕성한 심폐 기능과 지구력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이후 조선대 입구로 이전해 개원 했을 때 더 이상 에베레스트처럼 높은 산을 오르지 않아도 돼 크게 기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특히 과거에 뵙던 병원 직원 분들이 현재까지 근무하고 계시는 것을 보며 그 분들 몰래 혼자 반가워하기도 했던 추억도 갖고 있다.

더불어 또 한 가지 반가운 사실은 내가 소속되어 있는 치주과도 개실 40주년을 올해 맞이했다는 것. 40주년 기념으로 지난 9월 학술집담회 및 기념행사를 가졌고, 많은 선배님들께서 자리를 빛내주시어 지난 40년간의 발전을 함께 회고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비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나는 그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현재 자랑스러운 조선대 치과병원, 치주과학교실이 자리 잡기 위해 많은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희생, 노고와 애정이 있었다는 것을… 앞으로 이 유구한 역사를 잘 이어나가야 한다는 소명감과 책임에 어깨도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다시 한 번 나지막이 다짐한다.   

"40년이란 세월 속에서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함께한 우리 병원과의 소소한 옛 추억을 뒤돌아보며, 앞으로 이 이야기의 주체가 되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헌신하는 치과의사가 되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