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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가이드 별 세 개짜리 레스토랑

시론

미슐랭 가이드가 언제부터 유명해진 것일까요? 별이 몇 개짜리 식당이라든가 얼마 전에 예약을 해야 식사가 가능하다든가 이런 얘기들을 이젠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1900년 미슐랭 타이어를 설립한 에두와르 미슐랭의 형인 앙드레 미슐랭이 발간을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는 도로법규, 자동차정비요령, 주유소 위치 등이 포함된 안내서였다고 합니다.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주던 식당 위치를 표시하기 시작한 것에서 현재는 레드와 그린 시리즈로 나누어 발간되는 레스토랑, 여행 정보 전문서적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 아깝지 않는 식당, 별 세 개.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별 두 개.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식당, 별 한 개.

이런 미슐랭 가이드 같은 것들을 기준 삼아 먼 거리라도 찾아 다니며 음식을 즐기는 사람을 미식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는 ‘고독한 미식가’는 1994년 연재를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일본만화로 2012년부터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시즌 7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방영 중입니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수입잡화상을 혼자 운영하며 여기저기를 방문하며 그 곳의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한다는 설정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식가들은 어떤 체형을 가지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봅니다.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뚱뚱한 사람들일 것 같지만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처럼 많은 미식가들은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제 우리 치과로 돌아와봅니다. 우리 치과는 별이 몇 개일까요? 치과에 진료 받으러 가기 위해 KTX를 타도 아깝지 않는 치과 별 세 개. 검진을 받기 위해 이 도시의 반대쪽까지 갈만한 치과, 별 두 개. 진료가 훌륭한 치과, 별 한 개. 이렇게 적고 보니 뭔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 진료가 훌륭한 치과가 고작 별 한 개라니요? 미슐랭 가이드 역시 요리가 훌륭한 식당은 고작 별이 한 개군요. 분위기와 서비스, 가격 등이 나머지 고려 요소라고 합니다. 하늘에 별 따기 같은 별 3개짜리 레스토랑에 가려면 미리 예약하는 것 외에 복장도 규정이 있습니다. 미식가라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의 입에 결코 아무것이나 넣지 않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고르고 또 고르고 그렇게 엄선한 음식들만을 음미하며 천천히 그리고 소중하게 먹기에 살이 찌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겠죠. 미슐랭 가이드 별 세 개를 가진 레스토랑의 주인 혹은 요리사는 미식가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다시 우리 치과로 돌아와 봅니다. 원장인 나를 믿고 따라오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미식가 같은 치과의사는 어떨까요? 경쟁이 심하고 환자가 적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지만 선배님들을 보면 가끔은 그렇게 치과의사의 말을 따르고 멀리서부터 찾아오며 진료 후에는 고맙다고 고개 숙이고 인사하는 환자들을 가지신 분들이 계십니다.

미식가가 운영하는 미슐랭 별 세 개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야 할까요? 1900년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가 현재의 모습을 가질 때까지, 누군가가 식당을 시작하여 미슐랭 가이드 별 3개를 받을 때까지는 수많은 노력, 목표를 위한 정진, 그리고 일정 기간의 세월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치과의사로, 개인사업자로, 치과의원을 운영해나가는 한 사람으로 언젠가는 ‘멀리서도 찾아갈만한 치과’ 라는 별을 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