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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간칫솔에 대한 노교수님의 열정을 넘어

Relay Essay 제2329번째

벌써 6년 전의 일이다. 예방치과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었을 때, 3년차가 되었고 임상예방을 하는 병원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 지금은 정년퇴임을 하셨지만 당시에 서슬이 퍼러셨던 조선대학교 예방치과 김동기 교수님의 진료를 옵저베이션 하면서 분위기를 익힐 때였다.

예방치과에 환자가 올 때마다 치간칫솔로 직접 치면세균막(치태)을 제거하면서 치간칫솔에 묻어나온 출혈 정도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진단도구이면서 치료하는 도구여~!” 사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동의는 고사하고 말도 안된다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직접 환자에게 치간칫솔을 사용하여 치면세균막을 제거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치은에 염증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시켜주게 되고 또한 치면세균막도 제거해주게 되니 아주 심각한 치주질환이 아닌 치간 부위 치은에서는 프로빙보다 치간칫솔이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게 되었다. 게다가 치면세균막까지 제거해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당시까지 나는 치간칫솔을 사용하지 않고 치실만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과거에 치료받은 대구치의 인접면으로 깊은 2급 인레이 부위에 치간칫솔을 사용해보니 출혈이 지속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계속 사용하게 되었다. 치실만으로는 알 수 없고 치면세균막을 제거할 수 없었던 인접면의 염증을 치간칫솔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출혈이 줄어드는 것을 통해서 치간칫솔은 진단도구이자 치료도구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예방치과 전문의 과정을 끝내고 개원가에서 예방치과 진료를 하게 되면서 치간칫솔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출혈과 치면세균막이 치간칫솔에 묻어나온 정도를 통해서 나름 분류를 하여서 환자가 어느 정도 치간칫솔을 잘 사용하는지 추적하는 지표로도 사용하게 될 정도였다.

우리나라는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비율이 30%도 안되며, 미국, 독일이 70%정도 사용하는 점과 비교하였을 때, 치주질환의 발병위험을 크게 안고 간다는 말이 된다. 특히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점과 치간칫솔을 사용하지 않고 칫솔만으로 구강관리를 해결하려는 인구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 많은 치주질환이 발생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보건소의 구강보건사업에 치간칫솔을 이용한 구강보건사업은 전무하며, 치간칫솔을 구비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고 판매하는 치과의원의 비율도 매우 낮다.

최근 구강정책과가 신설되면서 구강건강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이 느껴진다. 단독 전담부서의 신설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서는 치간관리를 중요한 구강보건사업항목 중 하나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치간칫솔과 같은 치간관리용품에 익숙하지 않고 인지가 낮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치과 의료인 모든 직종 및 이해관련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치간칫솔에 대한 노교수님의 열정이 주변 사람들만 깨우치는 것을 넘어서 치과의료인 및 이해 관련자들에게 열정이 전달되어서 국민들이 실제로 치간관리를 잘하는 상황이 될 수 있게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