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멕시코시티 떼오티와칸의 추억

Relay Essay 제2330번째

멕시코시티는 해발고도 2200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멕시코시티 공항까지 13시간 40분의 긴 비행시간이다.
멕시코시티 북쪽 50Km 떨어진 떼오티와칸 문화는 라틴 아메리카의 최대 종교 도시 문화로 BC100~300년경에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세웠다.

남미 여행은 처음이라 많이 흥분되었다. 고원의 도시를 달리다 보면 커다란 선인장이 많이 눈에 보인다. 우리나라 제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백년초다. 열매가 달콤하고 수분이 많아 더운 나라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다. 먹을 때 단단한 씨앗이 있는데 씹을 수 없어 삼키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중미 최대 고대도시 떼오티와칸의 자태가 멀리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 자유의 벗이라는 잡지에 소개된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꼈는데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가 되어서 보게 되었으니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수세기 동안 번성하던 고대도시국가가 어떻게 사라졌는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높이 65m 밑변 225m고, 달의 피라미드는 높이 46m 밑변이 150x120m로 떼오티와칸 최대의 건축물이다.

기원전 2세기부터 건설돼 4~7세기 까지 전성기를 누리다가 자취를 감춘 국가, 한 눈으로 봐도 당시로는 엄청난 세력을 갖춘 국가로 그 영향력이 주위 국가를 압도했을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의 신라시대 쯤 이곳의 문화가 번성하였다고 한다. 달의 피리미드에서 내려다보면 폭 45m 길이 4〜5Km로 넓은 죽은 자의 길로 불리는 것이 쭉 뻗어 있고 그 주위로 아직도 발굴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발굴이 끝나고 잘 정돈되어 그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면 20만 명이 살았다는 그 당시 대도시의 모습을 한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무덤이었는데 이곳의 피라미드는 신전으로 건축되었다. 규모도 크지만 요즘의 건축술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피라미드 표면에 작은 돌기둥들이 돌출되어 있는데 피라미드 축성시 사용된 돌들과 회반죽이 미끄러져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축성된 것도 요즘 경사면 축대에 철제 엥커를 하고 시멘트로 돌출 축대를 견고하게 한 기법과 동일하다고 생각되니 인간의 지혜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고 고대의 기술이 현재까지 발전 전수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달리 4단으로 중간 중간 테라스가 설치되고 그 벽면에 의미가 담긴 조각들이 있다는 점들이 다르다.

가이드의 안내로 처음 접한 곳의 달의 피라미드 왼편에 위치한 신전으로 발길을 옮겼다.
잘 정비된 건축물 배수로 계단 등 신전의 하부는 미로와 같은 길로 연결, 아직도 선명한 채색 벽화들이 그대로 보존되었다. 특히 돌과 돌 틈 사이의 회반죽사이에도 촘촘하게 작은 돌들을 끼워 넣어 틈과 틈 사이의 회반죽의 결합력을 최대한 높였다. 회반죽은 선인장의 점성을 이용하여 선인장 즙을 함께 끓여서 사용하였다니 그 시절의 과학적 사고도 놀람을 금할 수 없다.

죽은 자의 길 끝에 달의 피라미드가 있다. 달의 피라미드는 부활을 의미한다.
고대 국가에서 저물었다가 차오르는 달을 부활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서 이곳의 제단에서 수많은 세월동안 인신공양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신전 좌우로 11개의 작은 피라미드가 있고 궁전들이 있어 도시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보존 문제로 달의 피라미드 중간 까지만 오를 수 있는데 그래도 이곳에서 보면 도시 전체를 직선으로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태양의 피라미드는 달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면서 오른쪽으로 조금 낮은 곳에 건설되었는데 그 규모가 달의 피라미드 보다 크고 높다.

고대인들의 태양신 숭배사상과 천문학적 지식과 함께 거대한 신전 도시를 건설하였고 농업 경제를 기반으로 한 삶을 엿 볼 수 있다.

고대인들의 피라미드 건설은 이곳 뿐아니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떼오디와칸은 수많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건설된 피라미드이다.
그리고 자신을 신의 제물로 희생하면서 까지 내세를 보장 받는다고 생각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멕시코 원주민들은 조상들이 이룩한 거대한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클 것이다. 아직도 발굴을 기다리는 많은 고대도시가 멕시코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선인장 열매의 달콤하고 시원함이 피로를 가시게 한다.
다음 목적지를 위해 떠나는 것에 더 많이 보고 느낄 시간이 부족함에 아쉬움이 있다.
신전 주위 잡초들이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듯 발 아래서 향기를 품어낸다. 나지막한 작은 꽃들이 피어 웃는 모습이 나를 보고 다시 올 것이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윤양하 한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