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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추천도서-소프트웨어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같은 책을 읽어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이해하는 정도와 깊이가 다릅니다. 한 사람에게 형성되어 있는 인격은 같은 작가의 말에 다르게 반응합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형성된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 큰 감명을 준 책이 내게는 별로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컴퓨터라고 가정한다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몸은 하드웨어일 것이고 뇌가 CPU, 그 속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어 있을 겁니다. 인간의 뇌는 평생 사용해도 단 몇% 정도만 쓸 정도로 무한대의 저장용량과 처리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사용을 안 하거나 못할 뿐입니다.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무한대로 깔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책읽기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뇌에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은 백신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주고 반복되는 실수를 잡아줍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현대인들의 독서량은 줄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고 늘어날수록 사람의 지능과 스마트함은 줄어드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독서를 통해 자신의 뇌를 업그레이드 해봅시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과 어플에만 열광하지 말고 우리 뇌에 다양한 독서를 통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깔아봅시다.

품격있게 나이 들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어크로스, 2018
나이가 들고 있다는 생각이 유독 많아지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현명하고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 우리 개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또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인 시카고대 석좌교수 마사 누스바움과 로스쿨 전 학장 솔 레브모어가 철학, 문학, 법학, 경제학 등 인류가 축적한 깊고 넓은 지적 자산을 넘나들며 필요한 지혜를 알려줍니다. 인문학적인 혜안을 지니고 있는 철학자와 현시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법, 경제 전문가인 두 사람의 대화는 지혜롭게 나이 듦에 관한 깊은 통찰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정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의 가치는 무엇인지,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은퇴는 언제가 좋을지, 유산을 어떻게 적절하게 나눌지 등 보다 실용적인 삶의 지침도 얻을 수 있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기 때문에 저자들의 대화도 가볍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자들은 정답을 쉽게 알려주기 보다는 다양한 토론을 이끌어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노년은 경제적 불평등, 노인빈곤, 노인혐오 등 불편한 현실을 안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에 무엇으로 기여할 것인지 나를 돌보는 것을 넘어 타인과 세상을 함께 돌보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나이가 들어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나답게 살고 싶다
‘캐주얼하게’ 살면 된다

『그래서 캐주얼』 책비, 2019
주변을 돌아보면 사람들은 모두 피곤하고 지쳐있습니다. 피곤하다고 쉽게 얘기하지 못할 정도로 모두가 피곤합니다. 성공이라는 잘못된 허상에 얽매여 있어서일까요?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남보다 높은 실적을 위해서, 피곤해도 모두가 일에 매달립니다.

이 책은 내 삶에 진정한 ‘나’를 찾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합니다.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가 그렇게 힘든 일일까요? 우리가 이 모습 그대로 살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남들의 시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캐주얼’은 남들의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로운 자신을 말합니다. 알베르 카뮈의 말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가 이 책에도 쓰여 있는 이유입니다. 제목답게 이 책의 표지, 내용 모두 캐주얼합니다. 하지만 쉽게 읽힌다고 해서 내용의 깊이와 진지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

히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들어간 글 꼭지 <노자와 캐주얼>은 역발상의 ‘캐주얼 경영학’을 이야기합니다. 열린비즈랩 대표인 안병민 저자는 의사들을 위한 마케팅, 인문학 강의 연자로도 잘 알려져 있으신 분입니다. ‘캐주얼’하고 세련된 패셔니스타인 저자를 보면 그에게 암투병의 병력이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삶의 경험이 지금의 내공을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지쳐있는 치과의사들에게 힐링을 주시길 기대합니다.

아프며 성장하고 인정받고
병원코디네이터 직업 엿보기

『의료인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일합니다』 청년의사, 2019
병원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합니다. 병원에는 의료인들만 있지 않습니다. 비의료인들 중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직업이 바로 병원코디네이터입니다. 치과에서는 주로 데스크업무와 상담을 맡고 있습니다. 환자와의 최전선에서, 의사와 다른 의료인들 사이에서 늘 끼여 있는 직책처럼 여겨졌던 코디네이터가 전문 인력으로 인정받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초창기 병원코디네이터에서 시작해서 상담실장, 중간관리자, 총괄실장을 거쳐 의료경영컨설턴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 책에 고스란히 그것을 남겼습니다. 직접 응용할 수 있는 실전 매뉴얼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코디네이터 책이라기 보다는 저자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부분이 많아서 더 자연스럽고 가슴에 와 닿습니다. 무엇보다도 늘 가까이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스텝들을 보면서 이 책에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저자의 눈높이에서 본 의사들의 풍경은 다소 부끄러운 면도 보여 반성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치열한 의료환경에서 비의료인으로 겪은 차별을 노력으로 이겨내고 지금의 전문영역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인과 비의료인 모두가 한번쯤 읽어볼 만한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