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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개교 40주년 행사에 참여하며

Relay Essay 제2341번째

연일 계속되는 뿌연 하늘이 모처럼 파란 얼굴을 드리운 토요일, 모교의 개교 40주년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장님과 대학 총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들과 교수님, 선후배 동문들의 많은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흥수 신임 학장님에 대한 축하와, 정기총회에서 17대 총동창회장에 선출된 문 철 회장님에 대한 이임식이 진행됐다. 이어 본교 치과대학의 발전과 치의학 교육 진흥에 공헌하신 분들에게 ‘자랑스런 봉아인 상’이 수여되었으며 장학금 및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이 밖에도 난타와 퓨전 국악 공연, 가수 해바라기의 공연 등 다채로운 축하 기념행사로 기쁨의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비록 행사장 내에서 안내하는 작은 일을 맡았지만 뜻 깊은 모교 행사에 함께한 것은 뿌듯함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어떤 일도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항상 뒤에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2~3시간 남짓한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몇 개월간 준비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조직위원들의 열정을 보며, 그동안 이러한 행사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수련의를 마치고 군의관 복무 후,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개원의로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사실 동문회 일에 참여하는 것은 다소 버겁게 느껴졌다. 퇴근하고 빨리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쉬지도 못했을 와이프가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나도 하루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한 시간 남짓이어서 시간이 아쉽다.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며 깨달은 게 있다. 사람은 바쁠수록 뭔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느슨한 현은 소리를 내지 못하듯, 시간이 생기면 하겠다는 생각은 안일함만을 낳는 듯하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더욱 활기찬 내 자신을 발견하며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한 번씩 벗어나는 것이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창회 일에 참여하다 보니 감사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잊고 지내던 많은 사람들과 이 일이 아니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에 감사한다. 준비과정을 지켜보며 과연 내년 행사를 잘 해낼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하지만, 조언을 구하면 답해줄 먼저 간 발자국들이 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일 들을 계획하고 도모하며 보람을 얻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떨리는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이대정 군산 이사랑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