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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적인 북한 지원은 지속돼야”

12년간 20차례 북한 방문 진료 참여
인터뷰/키 박 하버드의대 교수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 등으로 인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2년간 20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진료에 참여한 키 박(Kee B. Park) 하버드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최소한의 식량과 깨끗한 물, 기본적인 의료 등의 결핍이  북한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제재를 포함한 어떠한 정치적인 상황에서도 이 부분만큼은 필수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 박 교수는 5월 10~12일간 열린 제54차 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특별세션으로 진행된 ‘통일치의학(Re-Unification Dentistry of Korea)’ 세션에서 연자로 참석해 그동안 북한 의사들과의 진료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의료상황 등에 대해 설명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키 박 교수가 12년 전 북한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의료봉사활동을 생각하면서 부터다. 해외봉사를 위해 동료의사들과 봉사할 국가들을 알아보던 중 북한의 열악한 실상을 듣게 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방문과 관련해 수소문하다 세계적 민간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2007년 9월 평양의학과학토론회에 참석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맺었다. 

키 박 교수는 “처음엔 저 혼자 방문하다가 차차 신경외과 의사들과 함께 방문하고, 이후 신경외과 뿐 아니라 다른 진료과로 확대해 진료협력이 이뤄졌다”며 “물론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방문이 예정됐다가 취소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 “의료수준보다 의료환경 미흡 안타까워”

북한 의사의 의료수준과 관련해 키 박 교수는 “조선적십자병원에서의 진료 경험과 의학과학토론회에서 발표하는 임상내용을 보면, 생각한 것보다 의료수준이 낮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의료장비 부족 및 노후화와 전기시설 미흡 등 의료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키 박 교수는 “실제 대부분 병원 수술실에 사용되는 수술용 라이트가 밝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 등 환자 수술 시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의사들은 능숙하게 수술하는 것을 보고 놀랍고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방문할 때마다 북한 의사들과 수술 등 협력해 환자 5~10명 정도를 진료하고 있는 키 박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을 방문해 고통받는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키 박 교수는 “2018년 UN 리포트에 의하면 북한 주민 600만 명이 식량과 깨끗한 물, 필수 의료 부족 등으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본다. 이에 인도주의적인 활동의 경우 어떠한 정치적 상황이더라도 방해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동족인 한국 정부도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만큼은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현재 키 박 교수는 재미한인의사협회 국제보건위원회 위원장 및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WHO 응급 및 필수 외과적 진료프로그램 컨설턴트, WHO 외과진료 및 마취위원회 자문위원, 세계신경외과학회 재난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