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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치과의사 번아웃 원인제공 1순위는 말 안 듣는 직원

치위생사는 업무량·조직문화 불만 꼽아

끝없는 피로감과 의욕 저하, 한때는 자부심이 넘치던 내 직업에 대한 회의, 거기에 전에는 안 하던 실수까지 이어진다면 ‘번아웃(Burnout)’을 의심해 봐야 할 터.


치과의사는 직원 또는 환자와의 일그러진 관계에서, 치과위생사는 과도한 업무량과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번아웃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의 번아웃 현황과 관련 요인(저 박유이 외 7인)’에서는 치과의사 141명, 치과위생사 61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업무에 따른 감정소진, 이성적 판단 저하, 성취감 저하 등 번아웃 현상이 나타나는 주요인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치과의사의 경우에는 직원과의 갈등 정도가 높을수록, 환자의 컴플레인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예민해지는 번아웃 현상이 나타났다. 또 가족으로부터의 지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등 가정생활이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에 비해 심해진 경쟁상황이 직원고용의 역학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인 한편,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 저하, 이에 따른 각종 민원의 증가 등 단순진료 업무 외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개원의 대부분 자영업자라는 특성상 스트레스에 대한 위로의 큰 축이 조직 내 관계에서보다는 가족 등 가장 가까운 지인인 경우가 많아 가정 내에서 입지가 흔들릴 경우 스트레스가 다른 직군보다 더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치과위생사의 경우에는 업무량이 많고 치과 내 조직문화에 불만상황이 지속될 때 번아웃 현상이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탭 개인 성향이 내향적이거나 소극적인 경우에는 정서적 소진에 더욱 취약해 실제 업무에 있어서의 실수 또는 소극적 직무 행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느끼는 부분이 생긴 경우 번아웃 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탭들의 이 같은 번아웃 현상의 원인에는 피고용인으로서 보상이 충분치 못하다고 느끼는데서 뿐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전반적 의식수준 향상으로 직업이 단순히 벌이 외 자기개발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스탭이나 환자에게 내 얘기가 의도치 않게 전달돼 서로 오해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그러나 진료가 바쁘다 보니 그때그때 제대로 풀지를 못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종일 환자를 보곤 한다. 그럴 때 느끼는 우울한 감정이 ‘이게 번아웃인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번아웃이란 직무환경에서 경험하게 되는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공황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주요 원인으로 직역을 막론하고 대인관계의 어려움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며 “특히, 의료현장에서는‘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했지만, 기대했던 성과 또는 보상 없이 인간적인 회의감이나 좌절감이 들 때’라고 정의해 왔다. 의료인은 금전적 보상 외에 소명의식, 이에 대한 인정에서 직업적 만족감을 찾는다는 데에서 다른 직역의 번아웃과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스스로 직업적 보람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