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을 놓치면 균형을 잃듯, 정서조절의 흐름을 놓칠 때 마음의 균형감을 잃기가 쉽다. 감정의 소용돌이에 압도 당한다던지, 감정에 북받쳐 한 얘기나 행동에 대해 다음날 후회한 경험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정서조절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의 감정을 인지 하는 것이다. 정서 조절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감정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때에는 통제감을 잃게 되고 당황 할 수 있다. 어떤 사건과 자극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활성화시키는지, 그리고 그 감정에 대한 결과로 내가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감정을 단순화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특정 감정을 일으키는 트리거(trigger), 그런 때에 어떤 생각이 드는지, 감정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육체적 및 정신적 측면), 그리고 그 결과로 취하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차트를 작성함으로써 스스로의 감정습관과 패턴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하나의 사건에 대해 하나의 감정만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의 다양한 층(layers)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슬픔, 분노, 후련함 등의 다양한 정서적 경험을 할 때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감정 이면의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의 다양한 측면 및 핵심 감정을 이해할 때에  내적 통제감도 높아진다.  
 

또한, 감정의 목적을 이해하고 나면 훨씬 더 다루기가 쉬워진다. 우리에게 불편감을 끼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우리가 세상을 탐색하고 생존하는 데에 기능적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불안과 같은 정서는 우리가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감정의 목적과 역할을 이해하고 나면, 원치 않는 부정적 정서가 몰려오는 것에 압도당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감정을 관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반면에, 감정을 경험하기 보다는 ‘제거’하려는 노력은 역효과를 가져오고 정서 조절 장애를 일으킨다. 감정을 억압 또는 무시하려고 하는 대신, 우리의 삶에서 감정이 하는 역할을 인정할 때에 이를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삶의 리듬감을 유지할 수 있다. Shall we dance?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지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 부교수
Licensed Psychologist (NY: U.S.A.)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센터장
한국상담심리학회 대외협력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