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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몰랐다 내가 치과인이 될줄이야~

Relay Essay 제2362번째

항공사에 입사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 보겠다는 야무진 꿈은 남편이 치과를 개원하고 몇해 되지 않아 무너졌다. 둘째 낳고 육아 휴직중이었는데, 데스크 인력이 안 구해지니 와서 잡일이라도 도와 달라면서… 그렇게 나는 푸른 날개를 접고 치과에 안착하게 되었다.

항공사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치과환경은 또 다른 새로운 세계인 것 같았다. 낙하산 타고 치과에 내려와서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허둥지둥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을 훌쩍 넘기고 있고, 이렇게 몇 해가 흘러도 계속되는 직원충원, 퇴사, 직원면담의 반복 직원관리가 제일로 힘든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면접시간에 올 선생님을 기다리며, 제발 우리와 인연이 되길 기도하고 있다.

비의료인이며, 가족으로 치과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보니, 처음에는 직원들의 곱지 않은 시선….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배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진료 외에 나머지를 도와주면 된다는데 눈치 보며 우왕좌왕 하다가 출근한지 일주일만에 드러누워 버렸다. 그 이후 실장님, 진료실 선생님 보이는 대로 물어보고 외부 세미나 따라다니고, 궂은일 도맡아 하게 되면서, 선생님들과 관계가 돈독해지게 되자 병원에서의 내 위치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어느 날, 나와 같이 가족으로 치과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원장님 부부와 식사하다가 분명히 우리처럼 가족경영에 참여해야 하거나, 참여하고 있어도 어려움이 있는 가족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직원관리, 마케팅, 병원경영 노하우를 강의로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리하여 가족으로 치과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전)이건치과 김세희 이사님(현 HB크리에이트대표)과 함께 2019년 1월에 치과가족에게만 오픈한 “특수관계자의 치과경영” 1기와 6월에 2기를 성황리에 끝마쳤고, 현재도 활발하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비의료인 가족이 치과경영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면, 데스크업무 또는 경영지원실, 마케팅 업무 등 행정 담당자들을 진료스탭이 아닌 일반인으로 채용해서 해당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울 수 있고, 진료스탭은 진료와 환자 케어에만 집중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치과가 원장님과 진료스탭 위주로 근무하다 보니 비의료인을 채용해서 어떻게 교육시키고, 어떤 업무를 시켜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치과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하다 보니 이렇게 챙길 서류가 많고, 체크해야 할 의무교육 등이 많은데 다들 어떻게 하고 있는지 누가 나의 일을 단시간이라도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워진다고 했던가~ 우연한 기회에 강동여성인력개발센터(강동구청)에서 여성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전)이건치과 김세희 이사님(현 HB크리에이트대표)와 함께 “2019년 치과의원 맞춤형 인력양성과정”을 개설하게 되었다(8월 19일~11월 15일).

앞서 언급했듯이 치과진료스탭은 진료와 환자에게만 집중하고, 행정적인(경영지원, 마케팅, 데스크) 업무는 전담인력이 할 수 있도록 실무위주로 교육하여 구인난에 허덕이는 치과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다. 물론 우리치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사심을 담아 교육에 힘 쓰고 있다. 하하하.

수강생들도 본인과 같이 비의료인이 강의를 하다 보니, 공부하면 강사님들과 같이 치과에서도 일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필기도 열심히! 질문도 열심히! 수업의 열정이 뜨겁다.

20명의 수강생 중에는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가 계시긴 하지만 이 분들은 같이 수업을 듣는 비의료인 동기들에게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나누워 주시면서 서로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1기 치과의원 맞춤형 인력양성과정이 마무리되는 11월에 같이 공부한 수강생들이 치과의원에서 활약할 날을 기대해 본다.

 

조수연
내이처럼치과병원 총괄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