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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남편·아들 둔 노미원 시인,진료현장 담은 시집' 화제'

'치아 연대기 출간'...치아 관련 일상 감동 시상으로 50편 시 창작
치과 매개로 가족 간 공감대 형성 더 돈독해져

 

“중환자실에 누워계셨던 시어머니 옆에서 종이컵 물로 틀니를 정성스럽게 닦아주던 남편의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그때 처음 치아를 주제로 시를 쓰게 됐어요. 아마 치아를 주제로 한 50편의 단독시집은 우리나라 최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탈고를 하고 나니 치과의사의 삶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아요.”


과거 시어머니에게 병문안을 다녀왔던 일화를 회상하며 노미원 시인과 치과의사이자 그녀의 남편인 성덕경 원장(세곡연세미치과)이 감성에 젖었다. 노미원 시인은 당시 중환자실에서 느꼈던 화자의 정서를 ‘끝까지 살아남아야’라는 문구에 담고, 틀니를 공감의 매개체 삼아 중환자실에서 피어나는 모자(母子)간의 깊은 사랑을 ‘시간을 초월하는 치아’란 시제로 표현했다.


노미원 시인이 성덕경 원장과 예비치과의사인 아들과 함께 치아와 관련된 일상에서 느낀 감동과 운율을 담아 ‘치아연대기(시학)’을 최근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노 시인이 그간 치과의사 부자(父子)의 진료현장을 몸소 경험하고, 이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지어낸 50편의 시가 담겨 있다.


노 시인은 시 한편마다 치아와 관련된 시상을 오롯이 녹여내기 위해 종종 치과를 방문, 치료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노미원 시인은 “아들이 경희대학교 치과전문대학원을 졸업하는 날짜에 딱 맞춰 시집을 펴낼 수 있었다”며 “치과의사는 단순히 직무만이 아닌, 문학적으로도 우리네 인생사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치아연대기’ 시집은 온 가족이 일궈낸 합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발치학개론’,‘원내생 라이프’ 등 치과 진료업무 및 실습과정의 애환이 담긴 시를 써나가는 데에는 아들과 남편의 생생한 조언이 한몫했다.


성덕경 원장은 “처음 아내가 치아를 주제로 시를 쓴다고 이야기했을 때, 치과의사 입장으로서도 재밌을 것 같았다”며 “치아우식증, 신경치료 등 임상 자문을 도맡으면서 대화도 많이 하다보니 부부간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인 성기원 경희대 치전원 졸업생은 “어머니가 시를 쓰시는데 도움을 주고자 여러 가지 조언을 드리다보니 자연스레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됐다”며 “가족 간 치과라는 공통 매개체가 있었기에 더욱 더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노미원 시인은 많은 치과의사들이 자신의 시집을 통해 딱딱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이 치유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노미원 시인은 “남편과 아들의 일상을 전해 들으며 치과의사는 정말 녹록지 않은 직업임을 피부로 느꼈다”며 “치과연대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