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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제2차 국제 타액선내시경 학회를 다녀와서

릴레이수필 제2386번째

타액선내시경은 1mm가 안 되는 침샘의 도관을 넓혀 직경이 1mm 내외의 내시경을 집어넣고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타액선 내시경술은 타액선관에 내시경을 삽입하여 직접 타액선관을 보면서 시행하므로 침샘질환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진단 및 절개 없이 타액관 내에 타석제거와 같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술로 국내에서는 2017년 제10차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안전성, 유효성이 있는 신의료기술로 발표하였다.


필자는 십여 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 연수기간 동안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 타액선 내시경술을 처음 접하였다. 그 때부터 타액선 시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귀국 후 2013년 스위스 제네바 ESTC(European Sialendoscopy Training Center)에 단기연수를 다녀오면서 본격적으로 연구 및 시술을 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iSial(International Sialendoscopy Society)의 faculty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제2차 국제 타액선내시경 학회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두바이 페스티발 시티에서 2020년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2012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후 8년만에 개최되었으며 타액선 내시경을 사용하는 임상가들이 전 세계 41개국에서 전문가 111명이 참가하여 다양한 주제로 열띤 발표와 토의가 이뤄졌다.


타액선내시경술은 현재 이비인후과에서 주로 행해지고 있어서 이비인후과 전공 의사들이 많이 참석하였고, 유럽에서 온 MD 출신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들도 참석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이번 학회에 참가한 치과의사는 필자가 유일하였다. 다양하게 사용되어질 수 있는 타액선내시경술을 필자는 구강건조증 환자의 치료에 적용해 오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갑상선질환으로 요오드 방사선치료 후 발생한 구강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를 발표하여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주로 타액선 질환에 초점을 맞춰 사용해 오고 있었는데, 구강건조증 치료의 한 방법으로 타액선내시경술을 소개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학회는 주제별 심도 있는 토의를 하기 위해서 각 섹션마다 3명에서 4명의 연자가 7분씩 발표하고, 발표된 내용을 10분에서 15분 이상 토의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발표하는 연자는 짧은 시간에 핵심적인 내용을 발표해야만 했고, 부족했던 점이나 청중이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은 토의시간을 통해서 질의응답을 통해 보충되었다.

 


두바이는 페르시아 만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아랍에미레이트의 최대 도시이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828미터 부르즈 카리파 빌딩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센타인 두바이몰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관광명소가 있는 매력 있는 도시이다. 사막 위에 만들어진 신도시 두바이는 어디를 가든 깨끗하고 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으며, 카드 결제가 되는 저렴한 택시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편리한 도시였다. 필자는 학회가 끝난 다음날 다른 학회 참석자들과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인 아부다비 관광을 신청해 다녀왔다. 관광 코스 중 첫 번째 방문지인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첫 해외 별관으로 파란하늘에 대조적인 하얀색으로 건물이 지어져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프랑스 건축가 장누벨이 디자인한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인 천장 돔은 7개의 지붕이 겹겹이 쌓여 7850개의 구멍이 뚫린 천장으로 유명하다. 이 구멍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시시각각 변화하도록 마쉬라비야(mashrabiya)라는 건축 양식이 활용되어 설계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관광지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이슬람사원으로 4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사원이라고 한다. 입장료는 무료였으나, 입장 시 복장 검사를 해서 부적절한 복장으로는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 건물 역시 하얀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었으며 좌우 대칭을 맞춰 지어진 게 특히 눈에 띄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모스크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사막을 상징하는 노란색, 그리고 아라비아의 해를 의미하는 파랑색을 주로 이용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관광을 마치고 아부다비에서 두바이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일몰은 지금도 기억 속에 아름다운 장관으로 남아있다.


구강건조증 치료를 위해 타액선내시경술을 사용하며 연구하고 기다려왔던 8년 만의 타액선내시경 학회가 더 특별히 다가온 것은 학회의 내용 뿐 아니라 두바이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이 더해져서 그런 것 같다. 다녀오고서 시작되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시국은 이 글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아무쪼록 하루 빨리 모두 이 시기를 건강히 잘 지나가서 일상에서 현업에서 두려움 없는 ‘오늘 같은 하루가 되길’ 이란 기도를 하며 잠들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


“모두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