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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 레바논서 ‘평화의 치과 진료’ 펼친다

<인터뷰> 권도윤 대위·정재희 상사/동명부대 치과 의료지원팀
치과버스 타고 5개 작전지역 순회하며 치과진료
구강보건 교육·불소도포 예방진료에도 최선

 

오랜 정치·종교적 내전에서부터 인접국과 분쟁에 이르기까지, 레바논은 수십 년간 포화와 총성이 그치지 않았던 중동의 대표적인 혼란 국가 중 하나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곳에서 현지 주민의 구강 건강을 돌보고, 나아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동명부대 치과 의료지원팀 권도윤 대위·정재희 상사다.


권도윤 대위는 2015년 강릉원주치대를 졸업, 경희대 치과병원에서 수련을 거치고 2019년 소아치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어 그는 의무 사관으로 임관, 동명부대 치과군의관으로 선발돼 레바논 땅을 밟았다.


정재희 상사는 2005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2015년 전문의무부사관으로 선발, 위탁교육을 거쳐 2018년 치과위생부사관 자격을 얻은 뒤 동명부대에 합류했다.


# 위험 불사 치과진료 매진
현재 두 사람은 치과버스를 타고 매일 5개 작전지역을 순회하며 현지인에게 의료 지원을 펼치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 특별한 위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남부 티르 지역에서 무장단체 활동이 활발해져, 국내외적 분위기가 더욱 예민해진 상태다.


“이곳 사람들은 작은 마취에도 어린아이처럼 놀라곤 합니다.”


권도윤 대위는 레바논의 구강 건강 상태와 인식 수준이 국내와 비교하기 힘들 만큼 낙후돼 있다며 안타까운 사정을 전했다.


그는 “현지인 중에는 치과 치료를 평생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사람도 많았다”며 “특히 치성 감염을 겪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몇 달이고 항생제와 진통제로 통증을 참다가 결국 농이 가득 찬 상태가 돼야 치료를 받으러 온다”고 열악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 치의 정신 발휘해 치과 기반 닦을 것
권도윤 대위의 목표는 지역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구강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예방 사업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권 대위는 “레바논의 경우 근본적인 지역사회 구강 보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구강 보건 교육과 불소 도포 등 예방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현실적 어려움도 많다. 필요한 의료용품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고, 현지 공급이 가능하더라도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권 대위는 치료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레바논의 열악한 상황을 보며 국내 치과 인프라와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 “국내의 우수한 치의학을 레바논에 전하고 나아가 평화 수호에 앞장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