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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에 매몰되어 중요한 것을 잃지 않는 시간

스펙트럼

원내생 생활이 시작되는 본과 3학년이 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실습과 공부와의 전쟁의 시간이었던 1, 2학년 기간을 지나 드디어 처음으로 환자와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이미 지난 2월부터 마주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되었을 것 같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로 병원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다 보니 하루하루가 당황스럽고 어려운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방학이 없다는 사실도 제 맘을 아프게 합니다.


(대부분의 치과대학의 원내생들은 방학 중에도 병원에서의 실습이 계속됩니다.)

 

병원실습이 시작되면 하루하루 나오는 과제와 실습, 그리고 병원 지시사항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병원실습 일정을 시작하면 아침에 눈을 떠 바쁘게 챙겨 학교에 오고, 학생으로서 졸음을 참으며 아침수업을 듣고, 병원에 들어가서 진료보조의 역할과 옵저베이션, 수술 참여 등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일정을 소화하면 저녁 수업이 있을 때는 저녁수업을 듣고, 야간진료가 있을 때는 야간진료에 들어가고, 기공물 제작을 해야 할 때는 기공을 하며, 이후에 오늘 나온 과제와 실습을 하다 보면 하루가 모두 가겠지요.


이렇게 병원과 학교에서 제공하는 스케줄을 정신없이 따라 소화하면 기말고사를 마치고 여름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는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요.

 

병원에서는 줄인 말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 처음 들어가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계속 혼나면서 새로운 단어를 배우듯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내생 생활이 계속될수록 줄인 말을 저도 사용하며 병원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쓰다 보면 제대로 된 뜻을 모르고 표면적인 의미만 알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뜻을 모르더라도 대충 의미만 알고 있다면 크게 어려움이 없이 진료보조정도는 할 수 있겠습니다만 진짜 알고 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직 등원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등원식은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이제 병원의 일원이 된 준의료인으로서 의료인의 사명감을 갖고 환자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실습에 임해갈 것임을 다짐하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특수하게 4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잊고 있는 것이 없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의료인으로서 역할에 대하여,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으려 합니다. 앞에 있는 길만 쳐다보다 목적지를 잃지 않도록 말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