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새 집행부 일 할 수 있도록 대승적 ‘화합의 결단’ 내리길

긴급 좌담회 | 선거불복 방지대책 없나?<2>

제31대 협회장 선거가 끝나고 새 집행부가 임기에 들어가자마자 박영섭 전 후보가 협회장 외 선출직 부회장 3인을 대상으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상훈 신임 집행부는 물론 이 사태를 바라보는 회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이에 본지는 치과계 각 영역에서 경험이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봤다.<편집자주>


▣ 사회
김영삼 치협 공보이사(레옹치과의원)

 

▣ 패널
임철중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임치과의원)
김 욱 전 치협 법제이사(TMD치과의원)
김철신 전 치협 정책이사(인치과의원)
정유란 대한여자치과의사회 공보이사(모두애치과의원)

 

 

직선제 방향엔
모두 큰 틀에서 동의

직선제 민의 반영돼
미비점 보완되면
건전한 선거문화 정착 될 것

 

 

협회장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임철중: 직선제에선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이 법으로 해결 안 되는 것을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인이 법정으로 가는 것을 많이 본다. 소위 배운 사람들이 모인 치과의사 단체가 솔선수범해서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앞장서서 조장하는 것은 문제다. 첫째, 명분이 약하다. 둘째, 실리도 없다. 회무를 마비시킬 따름이다. 박 후보가 잠깐 화를 누그러뜨리고, 뽑은 칼을 거둬들여야 한다.

 

김철신: 회원 입장에선 아직도 선거가 안 끝나고 소송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면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협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소송이 반복되지 않게 이상훈 협회장이 전향적으로 박 전 후보에게 명분과 실리를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잘못됐다 느끼는 부분에 대해 전권을 줘 고쳐보라고 하는 것이다.

 

 

명분도 실리도 없고
회무만 마비돼
치과의사단체 솔선수범 필요

화를 누그러뜨리고
뽑은 칼을 거둬들여야

 

 

정유란: 저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시간과 인력 면에서 자원낭비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김철신 이사 말씀처럼 치과계 안팎에서 모두 기분 좋지 않을만한 일이다. 잘 해결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김 욱: 바로 좌담회 직전 경기지부 회장 선거와 관련한 판결이 나왔다. 치협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선거 결과를 뒤집지 말고 회원의 민주적 표결 결과를 유지하라는 것이 판결의 핵심 내용이다. 법원은 회원의 민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장 일차적인 판단이다. 불법선거운동도 표결에 현저한 영향을 주거나 상대방 후보를 악의적으로 낙마시킬 목적으로 조작 왜곡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만 인정된다. 선거전에 서로 비방한다고 불법 선거운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후보마다 불만은 다 있다. 성숙하게 회원의 표결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 표 차이라도 수긍하는 경우도 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및 개선 사항은 무엇인가?


임철중: 직선제의 경우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다. 몇만 명의 의사가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회원 고충을 잘 파악하고 유망한 후보의 인품도 잘 파악하고 있는 대의원제 선거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투표율이 낮을 때는 대의원제로 전환하는 일몰제나 유권자 등록제 등을 통해 등록한 사람만 투표하게 하면 뒷말이 없어질 거라 생각한다. 소송 방지책은 소송을 안 하고도 의사 개진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일정한 절차를 거쳐 치협 총회 등에 부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철신: 선거결과 불복 시 대의원총회에 올려보는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제도에 있어 대의원제의 강점은 있지만 지금의 회원들에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직선제의 제도적 맹점은 이를 보완하며 개선해 가야 한다. 직선제 선거규정을 쓸데 없이 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명백한 매표행위 등 문제는 규제해야 하지만 가능한 규정을 많이 풀어 후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풀어야 한다. 문자를 많이 보내는 것이 받는 입장에선 귀찮을 순 있지만 선거취지를 훼손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규정을 완화해 선거를 치루면 오히려 단체의 힘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유란: 지금의 우리 사회 풍토에는 당연히 직선제가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제도를 개선해도 이번 같은 문제 상황은 계속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 또한 직선제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들은 공정한 절차에 드는 돈과 시간은 아무리 써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치협 1년 예산 중 선거와 관련된 비용을 몇 억씩 쓰는 건 누가 봐도 금전적인 손실이지만, 그래도 공정성을 위해선 돈을 쓸 수 있다는 게 젊은 세대의 입장이다.

 

규제를 더 풀자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선거운동을 항상 할 수 있으면 투표율도 더 높아지고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이 자리에 오기 전 치협 선관위를 한 번 검색해봤다. 그런데 정보가 전혀 안 나온다. 몇 명으로 구성됐는지, 역할이 무엇인지 등 관련 정보를 모르겠다. 선관위의 역할, 활동내용에 대해 더 홍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보다 젊은 분이 선관위에 있었다면 문자선거운동 제한 이런 것도 안했을 것 같다. 조금 더 젊으신 분들도 선관위 위원으로 뽑아주면 더 좋은 선거풍토로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표권 완화
선거운동 규제 더 풀어야

선관위에 제기한 이의신청
치열한 토론 후 부결 나와
성숙하게 결과 받아들이길

 

 

김 욱: 전회원이 대의원이 되는 게 직선제다. 전회원의 대의원화다. 선거제도가 성숙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투표권을 완화하며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또 회원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서 각 후보 진영에 유권자명부를 제공해야 한다. 임철중 의장님이 말했듯 선거인 등록제 등을 통해 선거인명부 열람을 제도적으로 오픈시킬 때 관련 사안에 대한 불공정 시비를 없앨 수 있다. 앞서 간선제 선거를 진행했을 때는 선관위에서 선거권이 있는 회원 명단을 제공했었다.

 

유권자 수가 늘어났다고 개인정보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선관위의 소극적 행태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결선 투표 전 선거운동 금지도 풀어야 한다. 유럽 정치에서 나오는 결선투표제는 민주주의의 정신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한 산물이다. 결선투표를 단순 담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1차 투표에서 최악을 제외하고 2차 투표에서 연립세력을 보존해 최선을 선택하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타협과 탕평인사, 자유로운 선거 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임철중: 결선투표는 대의원 선거의 유물이다. 결선 투표를 할 때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담합이 있을까봐 그렇다.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함이다.

 

김 욱: 순수 대의원제라면 2, 3위 담합으로 결선 투표에서 역전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직선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번에도 2차 투표에서 표차가 더 벌어졌다. 물론 떨어진 분을 지지한 유권자가 기권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담합 운운하는 것은 민의를 폄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도개편 논의가 진행된다면 우편투표를 없애고 결선투표 기간을 줄여 개함을 빨리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철신: 저도 결선투표는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막아도 알게 모르게 담합은 할 수 있고 좋은 정책 같은 것을 연대하는 긍정적 측면은 막힐 것이다. 장점을 살려 결선투표 운동을 조금 더 양성화 할 필요가 있다. 


회원들을 위해 이번 선거불복 사태가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또 이상훈 신임 협회장과 박영섭 전 후보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정유란: 임철중 의장님의 칼을 다시 칼집에 집어넣으라는 말씀, 그 말씀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못한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우리나라 중앙선관위의 목적은 규제가 아닌 건전한 선거 문화 정착이다. 치협 선관위도 선거기간에 잠깐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직선제 문화를 잘 정착시키기 위해 항상 함께하는 조직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상훈 협회장님과 관련해선 당선 후 3월 19일에 전 회원 메시지를 보내셨다. 당선 인사였는데 개인 핸드폰 번호였다. 회원들이 여러 가지 좋은 얘기를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런 소소한 거에 사실 조금 감동했고, 앞으로 잘 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소송건도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치과계 문제 내부서 해결 않고
외부 소송 옳은가?

두 번째 직선제
선거운동도 발전
후보 많은 것도 긍정적

 

 

김철신: 저는 우리 선거제도에 대해 좀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타 의료계 단체가 직선제로 가는 과정은 탄핵이나 의쟁투 등 갈등을 통해 제도가 변했다면, 치협은 토론을 거쳐 간선제, 직선제 순으로 제도가 매끄럽게 이행됐다. 이는 이익단체나 직능단체 선거제도 변화에 있어 굉장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지금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분들도 당시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분들이라, 우리가 만들고 가꾼 제도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상훈 협회장님 입장에서는 문제제기가 기분 나쁠 수는 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문제가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박 전 후보 개인이 아니라 박 전 후보로 대표되는 회원들의 문제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제도를 개선해 가야 할 것 같다. 이상훈 협회장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회원들이 편하게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다. 내부적으로는 회원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협회, 외부에서 봤을 때는 권위가 있고 무게감이 있는 치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 전 후보의 경우 개인적으로 회무에 대한 역량이 굉장히 뛰어날 뿐 아니라 치과계의 큰 어른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치과계를 위해 앞으로도 역할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분과 실리를 잘 살려가길 바란다. 선거에 매몰돼 있다 보면 역할이 협회장에만 있다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외에도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 전 후보를 지지하는 많은 회원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치협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김 욱: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다. 시끄러운 것이 싫으면 군부독재로 가고, 간선제 대의원제를 하면 된다. 그러나 이는 민의에 반하는 것이다. 협회장 직책은 명예직이다. 회원을 위해 봉사하는 것, 경제적 영리를 취하지 않아야 한다. 협회장은 봉사하는 자리다. 네 후보가 출마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더 많은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

 

김철수 협회장과 이상훈 협회장 모두 재수, 삼수 끝에 당선됐다. 김대중 대통령도 훌륭하지만 삼수 끝에 당선됐다. 지더라도 털고 일어나서 다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앞서 치협은 각종 소송비용으로 6억원, 이 중 상당부분을 협회장 재선거 소송에 썼다. 전임 법제이사로서 치과계 내부의 불필요한 논쟁 대립으로 회비가 소모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박 전 후보가 제기한 부분들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서운하실 수 있다. 나도 선거 떨어지고 격한 감정에 휩싸였다. 박 후보가 대국적 견지에서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이상훈 협회장도 집행부 구성에 탕평인사, 개방형 공모제 등 자기 세력 뿐 아니라 두루두루 인재를 등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 전 후보 진영에도 훌륭한 분들이 계신 만큼 등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음 선거에도 많은 후보가 도전하길 바란다.

 

 

시간적·인력적인 면에서
자원낭비 커

다음 선거엔
선관위 ‘젊은피’ 영입돼
젊은 세대 의견 반영되길

 

 

임철중: 중앙선관위원장은 우리나라 의전서열 5위다. 지방 선관위는 소속 지방법원 수석 부장에 준한다.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현 선관위원장도 편파 시비에 휘말린 적 없는 공정하신 분이다.


이상훈 협회장이 박 전 후보에게 뽑은 칼을 집어넣을 수 있는 길을 터주길 바란다. 선거 때는 과격 발언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70년에 대한 혁신은 과거와의 단절일 수도 있다. 전 회원에게 실제 선거기간 중 과격한 표현을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고, 사과도 해야 한다. 박 후보에게도 본의 아니게 비방한 것이 혹시 있다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 박 후보도 그런 길을 터주면 손을 내밀지 않을까 싶다. 이번 사태가 두 사람이 악수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 더불어 이 같은 선거불복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반드시 백서로 남겨야 한다. 역사에 이름이 분명히 남으면 한 번 더 조심하게 된다.

 

김영삼: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두 번의 직선제가 치러지며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직선제의 방향엔 모두 큰 틀에서 동의하는 것 같다. 미비점이 보완돼 민의가 더 반영되면 건전한 선거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본다. 회원들이 이번 선거불복 사태로 피로를 느끼고 있다. 박 전 후보가 본인의 억울한 부분을 충분히 얘기했고 회원들에게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멈추고 철회하면 회원들에게 더 큰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업무를 파악하고 일을 해가는 새 집행부를 위해 멋진 결단을 내려 대인배의 풍모를 보여주길 바란다.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