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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프로 복서 꿈꾸는 60세 치과의사

고관절장애 5급 딛고 55세 복싱 입문, 5년 만 프로 테스트 결심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 샌드백 때리면서 승부사 기질 발동해
“복싱으로 정신적 피로 모두 풀어요 그리고 진료에 매진하죠.”
<인터뷰>환갑의 인생도전 스토리 정남용 원장


환갑의 나이를 극복하고 프로 복서에 도전장을 내민 치과의사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정남용 원장(웰라이프치과의원)이다.


정 원장이 복싱을 시작한 계기는 다이어트였다. 그런데 막상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드리다 보니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체육관 내 프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기왕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않겠느냐’는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정 원장은 복싱 생활 5년 만에 프로 복서의 길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원장은 “복싱을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째다. 그동안 노력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프로 테스트에 지원했다”며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 도전엔 나이도 장애도 없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프로 복서로서 활약하기에는 나이도 적지 않고, 신체적 한계도 있었다. 정 원장은 3살 때 혈액 순환 장애를 일으켜 고관절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무혈성괴사’라는 병으로 장애 5등급 판정을 받았다. 일상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 잦은 통증이 느껴지곤 한다. 날씨가 궂으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프로 테스트 후엔 인공 관절 수술도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높은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정 원장은 두렵지 않다.


정 원장은 “사람들은 복싱이 과격하고 힘든 스포츠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프로 테스트를 앞두고 정 원장은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체육관 내 최고령자지만 체력만큼은 여느 젊은 사람에 뒤지지 않는다. 줄넘기, 쉐도우복싱, 복근 및 하체 단련 등으로 구성된 복합체력훈련도 낙오하지 않고 끝까지 완수한다. 그렇게 정 원장은 주 5일 체육관에 출석 도장을 찍는다.

 


정 원장은 “어설픈 마음가짐으로 도전할 생각은 없다. 기왕 링에 올랐으니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모든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러한 정 원장의 열정은 체육관의 분위기를 바꿔놓기도 했다. 코치를 맡은 이종훈 관장(더에이치복싱짐흥덕)은 정 원장을 체육관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표현했다.


이 관장은 “원장님이 오면 체육관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다”며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농담도 하고, 훈련이 힘들어 보이는 친구가 있으면 응원의 메시지도 전한다”고 말했다.


프로 테스트 결과와 관계없이 복서로서 정남용 원장의 바람은 오직 한 가지다. ‘주먹을 들 수 있는 한 끝까지 복싱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복싱을 하면 낮 동안 병원에서 받은 정신적 피로가 모두 풀린다. 그렇기에 다시 진료에 매진할 수 있다”며 “힘닿는 그날까지 복싱하는 치과의사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