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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공모제

특별기고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가 새롭게 출발하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의 치협이 될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회원들의 마음이 모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은” 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두려움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좋은 점만 있는 세상을 기대했지만 여러 분야에서 기대를 무너트리고 있고, 그중에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주위에 있었고, 그냥 그대로 함께 살아왔던 바이러스가 원인인 코로나19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세계를 위협하며 몇 달 동안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치과의사로서 환자의 진료 시 연구하고, 또 연구하여 예측 가능한 치료법이 되게 하여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임플란트 보철치료만 하더라도 우리는 언젠가부터 강의 서두에 예측 가능한(predictable) 치료법이 되었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완전히 보편화된 보철치료 방법이 되었다.

 

치협의 운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깨가 무거울 정도로 많은 회원들의 기대와 한편으로 우려 속에 출발하는 31대 집행부에서 새로움과 함께 예측 가능하고, 편안한 협회 운영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사실 새로운 생각이 있더라도 나의 기득권을 내려놔야 하는 경우도 있고, 습관적인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저항도 있어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시작된 새로운 모습 중의 하나는 회장단을 구성할 때 통상적으로는 선거기간 동안 함께 하였던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여 제한된 범위에서 구성하여 왔으나, 상대편 진영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외국대학 졸업자까지 포함하여 광범위한 인적 자원을 검토하여 구성하였다.


이상훈 회장이 취임 전에 필자를 비롯하여 전임 학술위원장과 전·현직 치의학회장이 함께 모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원로 중에 한 분이 우려의 말씀도 하시고, 회장단의 구성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이상훈 회장도 솔직하게 이를 인정하고, 노력하겠다고 답하였다.


또한, 더욱 새로운 것은 필자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임위원회(16개)와 특별위원회(9개) 위원 개방형 공모제’의 시행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는 생각도 했지만, 115명의 회원들이 지원하였다고 하고, 치전원 출신을 포함하여 공학, 법학, 한의학 및 홍보 분야 등 나름 각 위원회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회원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전문성이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실무 경험의 부족으로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했을 뿐만 아니라, 원래의 목적인 회무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는 물론 전문성과 열성(熱誠)까지 갖춘 환상적인 팀이 구성될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팬텀 싱어,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및 보이스 코리아 등 많은 노래 경연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들은 개인상으로 1등, 2등을 뽑기도 하고, 코러스 팀으로 뽑기도 한다. 참가자들의 배경이 다양하여 마스터들이 심사할 자격이 되나 생각할 정도로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참가자도 있고, 회사원, 연구원, 단역 배우, 주부, 홀로 아들·딸을 키우는 어머니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함께하고 있는데, 너무 인기가 좋아서 방송국의 효자 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보는 중요한 점은 서로 협력해 조화를 이뤄내는 팀워크이다. 코러스 팀을 뽑을 때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순위를 정하는 프로그램에서도 경연 과정 중에 출연자들이 스스로 팀을 구성하여 곡을 선정하고, 편곡까지 하면서 치열한 경연을 펼친다. 그 과정까지도 보여준다. 각자 노래를 잘할지라도 팀으로 발표할 때 서로 협력하여 어떻게 결과를 극대화시켜 공연하는가를 심사한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재밌다.


이처럼 치협 위원회 위원의 개방형 공모제에 지원한 각각의 회원들의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선 각 위원회가 한 팀으로 협력하여,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더하여 각 위원회들도 서로 협력하여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 각 위원회에서 활동해왔던 회원들도 적절하게 참여시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조절하여 업무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이 나갈 때쯤이면 이미 위원회가 모두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재 상태에서 잘 조절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치료실 밖을 벗어난 일이 없다. 도전정신이 약했던 것 같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회원들이 치협 내부로 들어와 전문성을 가지고 우선 좋은 결과를 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하여, 바라는 점은 다방면에 전문성을 가진 회원들이 우리와 관련된 정부 부처나 사회단체 등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초석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를 위해 치협 입장에서의 대외적인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새롭게 시도하는 모든 일들이 원하는 대로 성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응원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