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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세대 물량 쏟아지는 수색·증산 개원 어떨까

<개원 핫스팟 ③ 수색·증산 뉴타운>
6월 입주 스타트 올해 분양 물량 4745가구
트리플 역세권에 학교…뉴타운 내 치과부족 ‘매력’
최종 입주까진 상당 시일…인근 개원가선 ‘신중론’

본지는 재개발 훈풍에 힘입어 치과 개원 요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을 찾아 개원 입지 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살피는 기획을 격주로 연재할 예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개원 핫스팟 ① 청량리 인근 주변 지역(2807호)’에 ②아현·북아현동일대(2809호)에 이어 수색·증산 지역을 찾아갔다<편집자 주>.

 

 

목욕탕의 증기와 연탄 공장의 매연이 익숙한 서울 서북의 끝자락. 수색·증산 지역의 낡고 허름한 단층 주택들이 뉴타운 열기를 타고 고층 주거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수천세대가 입주·분양을 앞두고 있는 이 곳은 치과 개원의 적지일까, 아닐까.


우선 1200여 가구를 담은 수색 4구역이 지난 6월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오는 10월에는 수색 9구역(753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분양하는 물량은 더 많다. 오는 7월과 8월 수색지역에 예정된 분양물량은 총 4745가구로, 수색 6구역·7구역·13구역·증산 2구역 등이다. 상가분양은 내년 6월경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공식적인 일자가 확정되진 않았다.


개원을 준비 중이라면 대단지 주변 구 상가는 눈여겨 볼만한 후보군이다. 주변에 치과가 적을뿐더러 나온 매물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시티 근처 한 공인중개사는 “한 번 들어가면 잘 안 나오고 개원에 적합한 30평 이상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일 뿐 아니라 건물주도 재건축할 의사가 없는 만큼, 일단 개원하면 인근 치과와 경쟁 걱정은 적을 것”이라며 “인근에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고 집 자체가 다 오래된 만큼 노인층도 많아 치과 입지로 좋긴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역에서 조금 벗어난 저층 건물 지역에선 치과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역세권 벗어난 저층 건물 지역 가성비↑  
가격도 대로변 대비 저렴한 측면이 있다. 대로변 안쪽 이면도로는 30평대 임대 기준 보증금이 3~4000만 원, 월세가 270만 원가량이다. 권리금은 2000만 원대에서 6000만 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특히 맞은편 대규모 업무단지인 상암지구와의 교류가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개원에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근처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길 건너 상암지구엔 십여 개의 치과가 있지만 뉴타운 지구엔 치과가 많지 않아 개원하면 전망이 괜찮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철도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상암과 수색지구는 굴다리가 거의 유일한 통행로다. 이마저도 차량은 다니지 못하고, 사람만이 왕래할 수 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작년에 수색과 상암을 연결하는 고가도로 건설이 논의됐지만, 그 후에 흐지부지 됐고, 아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로변 상가들의 경우 입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하철역이 바로 앞인 만큼 개원입지론 좋지만 임대료가 상당히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도보 20분인 수색 4구역이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300~5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트리플 역세권(지하철 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을 품은 증산 2구역(1368가구) 등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로변 기준 매매가는 전용면적당 8000만 원으로 예상되며, 단지 내는 2층 기준으로 3~4000만 원 안팎의 시세가 형성될 전망이다.

 


#시너지 효과 낼 연계 의료기관 적어
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수색·증산 뉴타운의 최종 완공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년간 수색역 앞에서 개원했다는 한 치과의사는 “지금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재개발 여파로 철거 후 공사 중인 상황이라 터널과 수일시장 뒤 쪽으론 아예 어렵다. 개원하려면 적어도 3~4년 후에 다시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김소현 은평구회 회장도 “이제 일부 동에 입주가 시작된 만큼 최종적인 뉴타운 입주 완료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서두르지 말고 추이를 좀 더 지켜본 후 개원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더구나 비보험 진료 비중이 높은 치과 특성상 주변에 피부과, 성형외과 등이 함께 있을 때의 환자 유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데, 해당 뉴타운 상권에는 애초에 경쟁력을 갖춘 병원이 많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수색역·증산역 주변에는 신경외과 등 일부 의과 의원이 개원해 있지만,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없다. 4개 과 이상이 함께 있는 상가도 전무한 상태다.


김서영 닥터엠앤씨 대표는 “처음 개원하는 예비 원장들의 경우 독점할 수 있는 입지를 선호하지만 상권이 집중된 곳이 개원 경쟁력이 높은 곳”이라며 “비보험 경쟁력이 있는 피부과, 성형외과, 특화 한의원 등과 함께 있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