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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의 가치 - 행복한 부가가치와 가치의 균형

시론

근래에 주거 안정 문제 및 이와 관련한 주택 시장 정책들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지역의 극심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듯하다. 심지어 값이 많이 오른 부동산의 소유주 조차도 원치 않는 결과이며 이에 즐거워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필자는 오늘 부동산 가격이나 주거 안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부가가치의 ‘가치’와 함께 그 부가가치가 우리의 삶의 질이나 행복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부가가치는 원자재에 노동이나 연료 등의 투여로 추가로 부여된 가치를 의미하며 3차 산업시대에 그 가치가 극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시대에는 무형의 데이터들도 산업의 소재가 되고 그 데이터의 조합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그 부가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급격한 발전을 하였고, 그 바탕에 교육열 또한 큰 몫을 하였다. 순수 교육은 한명 한명의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에는 사교육이라는 특별한 과정이 존재한다. 당연히 필수가 아닌 과정임에도 많은 가정에서 자녀의 교육과정에 사교육 과정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교육의 방법이자 중요한 실체적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부가가치의 관점에서 보아 사교육의 중심이 되는 학원사업은 부가가치가 전혀 없는 산업이다. 산업이라고 명명하기가 애매한 그런 영역인 것이다. 학원사업 경영자나 종사자는 수익을 얻게 되지만 이를 통해 증가되는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도한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우열을 가리는 사회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사업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새롭게 부가되거나 증가되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2019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원이며, 이 중 반 정도를 소비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신한은행). 저축은 117만원이며 부채 상환에 41만원이었으며, 중위소득가구의 경우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교육비에 사용하고 있으며, 약 5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국민 모두가 사교육이 없는 사회구조에 살고 모두가 사교육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면, 가구 소득이 50만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이는 부채를 두 배 이상 줄여나가거나 소비 금액의 크기를 2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금액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 중 대부분, 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어차피 1등 2등은 학원을 안 다녀도 1등 2등 즈음일 것이고, 10등 20등이 학원을 다녀도 10등 20등 근처이지 않을까?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의 지출 대신 가구 소비를 늘이고 부모와 외식을 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혹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호가가 호가를 낳고 불필요한 과수요가 불균형적인 허상의 가치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부가가치가 아닌 언젠가 하락할 지도 모르는 ‘값’에 불과하지는 않을까? 학원사업도 가정의 행복과 어린 학생들의 자유로움과 사회성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은 아닐까? 사교육비 지출을 중단하면 실소득의 증가효과를 나타낼 수 있고 어쩌면 조금은 더 여유로움과 함께 행복 지수를 높이는 삶이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치과의사는 환자의 필요에 맞춘 진료를 제공하고, 환자는 치료를 받아서 얻는 가치와 진료비를 비교하여 균형이 맞음으로써 환자와 술자의 관계가 만들어진다. 치과의사는 합리적인 부가가치를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혹은 말이나 행동으로 허상의 가치를 너무 높게 부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진료의 부가가치 뿐만 아니라 학령기 자녀의 학원을 중단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