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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시간 확보하기

스펙트럼

신용카드 내역서가 찍혀 나올 때마다 가끔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을 보곤 합니다. 결혼하기 전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때와 비교하여 순수하게 저만을 위해 사용한 카드비는 많이 줄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시간과 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어릴 때일수록 돈은 적은 반면에 시간이 많았고, 30대 초반부터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서 둘의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것 같다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그때보다 수입이 늘어도 시간은 확연히 줄어든다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의 가치가 젊을 때는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어 저렴하지만 나이가 들면 쉽게 구할 수 없어 비싼 가치를 갖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제가 버는 돈이 증가하더라도 저한테 쓸 수 있는 시간 자체는 지금 그대로거나 더 줄어들 수 있기에 제가 쓰는 돈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지금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귀한 상황에서는 보내는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하는 일에는 저한테 중요한 업무도 있고 저한테 중요하지 않는 업무도 많습니다. 대체로 중요하지 않는 업무를 타인이 부탁한 일인 경우가 많으며 마감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에 저한테 의미가 있는 일은 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마감이 없습니다. 논문쓰기나 개인적 연구들이 이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냥 살다보면 마감이 정해진 타인이 부탁한 일에 묻혀서 살게 됩니다. 물론 본인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때로는 하고 싶은 중요한 일과 연결될 수도 있기에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나한테 중요하지 않는 일들로 일상이 가득차 버리게 되면 허무함이나 우울감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회사를 관두는 이유는 부족한 급여가 아니라 비전이나 의미있는 업무를 못 찾아서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중 최소한 몇 시간 그리고 일주일 중 몇 시간은 꾸준하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확보하고 우선순위로 올려서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말은 쉽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학생시절은 공부만 하라고 전적으로 가족과 사회가 배려를 해주지만, 이제는 그렇기가 쉽지 않습니다. 막연히 남는 시간에 중요한 일을 해야지 하고 했다가는  중요한 일을 하루를 마감할 때 허무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되는대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순화한 표현이지만 그때그때 들어오는 대로 손에 짚이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보면 중요한 일은 못하고 업무가 파편화됩니다. 파편화된다는 말은 업무를 연속성 있게 꾸준히 하는 것이 아니라 찔끔하다가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이러면서 업무의 효율성이 매우 저하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메일이나 알림, 전화 등을 무시하거나 또는 차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결국 최대한 나에게 의미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시간 관리를 잘하기가 이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많이 느껴집니다. 행복이란 단순히 편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보다 고도로 집중하면서 몰입할 수 있는 일과 시간이 많은 데 달려있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