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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는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요?

스펙트럼

치과에 방문하면 대기실에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들리는 건 흔한 일입니다.1)


누가 딱 잘라 말해주진 않았지만, 우리는 음악이 환자의 진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대기실에서 들리는 음악은, 무서운 치과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만들고자 원장님들께서 세밀하게 신경 쓰신 부분입니다. 밝고 경쾌한 대중음악도 있었지만, 주로 서정적인 바이올린 & 피아노 협주곡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에 몸을 담고 있는 저는 클래식엔 크게 관심이 없어, 그저 조용한 배경음악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어떤 음악을 틀어야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치과에서 음악을 틀어주는 이유는 아마 환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장님의 개인 취향이거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함도 있겠지만 오늘은 환자에게 집중하겠습니다. 정말로 음악이 환자의 진정에 도움이 될까요? 네, 됩니다. 이 내용은 너무나 많은 저널과 학술지 등에서 쉽게 증명할 수 있으므로, 굳이 인용하지 않겠습니다. 음악과 환자의 진정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기에 관련 연구도 대단히 많으며, 재미있는 연구들도 많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임상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 합니다.2)


 오늘 이 내용은 참고만 하는 용도로 사용해주세요.

 

1. 음악은 체어에 앉은 채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2. 마취를 포함한 진료 시작 전부터 음악을 틀어야 하고, 진료받는 환자만을 위한 개인적인 음감 환경이어야 합니다. 임플란트 수술방처럼 별개의 방 혹은 외래의 경우에는 특정 환자만 들을 수 있는 가깝고 작은 스피커가 있어야 합니다.
3. 헤드폰을 쓰게 하는 행위는 되려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어, 스피커로 틀어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4. 환자가 원하는 음악을 틀어줘야 합니다.
- 개인적인 의견으론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생각합니다. 환자마다 다른 취향을 갖고 있기에 누군가는 BPM3) 이 200에 달하는 데쓰 메탈(Death metal) 음악을 듣고도 편안해할 수 있으며, 누구는 크로스오버 국악인 “범 내려온다”를 들으며 집중한 채 아픔을 잊고 진정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수술 전 설문에서 불안이 많은 환자가 있다면, 듣고 싶은 노래 3가지 정도는 목록을 미리 받아 놓은 뒤 수술 시에 틀어준다면 효과적인 음악 진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른 혹은 아이 모두에게 효과적입니다.

5. 환자가 직접 소리크기를 조절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손에 리모컨을 꼬옥 쥐여줍시다.

6. 차분한 음악이 좋습니다.
- 음악은 다분히 취향의 영역이기에 1번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럼에도 일반적인 상황들을 고려해보겠습니다. 멜로디나 화음, 구성들이 단순해야 합니다. 가사가 없어야 합니다. 느린 박자가 좋습니다. BPM 30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4)

7. 자연의 소리가 들어가 있다면 좋습니다.5)
- 하지만 단순한 자연 소리보다는 음악이 좋습니다. 각주인 해당 비교 연구에서는 “자장가”와 파도 소리가 나는 “Ocean disc”6)

그리고 간단한 타악기인 “Gato box”를 비교하였습니다. 이 중 노래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자연의 소리는 조미료 같은 효과입니다.

 

8. 환자가 적극적으로 음악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배경음악처럼 틀어 놓으면 효과가 덜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쓸 수 있는 음악 진정의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알아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원장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꼭, 이런 필요성에 의해서가 아니더라도 음악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같이 듣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저는 만들던 음악 앨범을 마저 만들러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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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아무 음악 소리가 없거나, TV소리만 들리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핸드피스 소리. 위이이잉.
2) “Music interventions for dental anxiety”, J bradt, Oral diseases, 25 November 2016
3) Beat per minute의 약자로, 1분에 박자가 몇 번 나오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가령, 싸이의 “챔피언”은 BPM이 60입니다. 즉, 1분에 60번 쿵쿵거리기에 심폐소생술을 할 때 정확한 가슴 압박 박자에 도움을 줍니다.
4) “Effectiveness of music interventions on dental anxiety in paediatric and adult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Sandeep Moola, NCI CPTAC Assay
5) “Music as medicine”, Amy Novotney, American psycological assosiation, november 2013, vol44 no.10. p46
6) “Music and health”, Harvard Health publishing, july 2011.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