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9월 추천도서 - 유스트레스(eustress)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스트레스라는 말은 1936년 휴고 브루노 셀리에 박사가 정의하면서 의학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의는 “개인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지각되는 내적·외적 자극”입니다. 라틴어 strictus(꽉 조이는), stringere(단단히 죄다)에서 유래합니다. 사람은 어떤 자극을 받으면 그에 반응해서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런 변화를 ‘꽉 조여서’ 생존과 안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스트레스(stress)인 것입니다. 디스트레스(distress)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스트레스입니다. 즉 어떤 상황이 자신의 대처능력을 넘어 위협적인 상황이 될 때 나타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부정적인 상황만 맞는 것은 아닙니다. 긍정적인 일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분명 있습니다. 그것을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합니다.

 

위기상황을 잘 대처하거나 극복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긴장과 설렘, 흥분 등이 유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우리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이러한 유스트레스는 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건강’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에만 국한해 있지 않습니다. WHO에서는 건강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탈이 없고 편안한, 안녕의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책의 역할은 분명 있습니다. 모두 유스트레스를 받기 위한 책읽기를 해봅시다.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 필요한 자기 힐링이 되는 책
간결한 문장 통한 공감, 재치 넘치는 일러스트의 조화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허밍버드 2021

 

저는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입니다. 특히 그림이 많고 글도 짧은 이런 책은 한자리에서 끝을 보는 스타일입니다. 이 책도 그런 마음에서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아니 쉽게는 읽었는데 자꾸 ‘멈춤’이 일어났습니다. 많은 일러스트와 여백이 의미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읽는 ‘내’가 멍하게 ‘생각’해야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삶에 많이 지쳐있었나 봅니다. 비단 저뿐만이겠습니까? 코로나19 속에 사는 모든 지구인은 모두 지쳤습니다. 자기 힐링이 절실한 때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짧고 간결한 문장에서 공감하고, 재치 넘치는 일러스트에서 알려주는 것이 마음에 와닿는 소리가 내게 들렸습니다.

 

책이 두껍고 글자로 꽉 차 있지 않아도 이렇게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특히 빠른 영상과 말의 속도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자기 힐링이 이렇게 작은 책 속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가꿀 수 있는 ‘셀프가드닝’에 대한 많은 주제 속에 독서를 통한 셀프가드닝도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네요. “책의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인생의 남은 페이지가 풍성해진다.”

 


소설가 정세랑이 전하는 첫 번째 에세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희망 발견하는 여행기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위즈덤하우스, 2021

 

작가 정세랑은 이 시대 가장 사랑받고 있는 소설가입니다. 첫 번째 에세이가 나왔습니다.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한 작가의 여행 에세이는 어떨까요? 소설가 하루키가 쓴 소설보다 그의 여행 에세이를 더 좋아하는 저는 소설가의 에세이에 늘 기대감을 가집니다. 이 책도 그런 기대감으로 읽었습니다. 작가는 여행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어쩌다 친구가 보고 싶어 뉴욕을 찾아가게 되고, 이벤트 당첨으로 런던도 다녀오게 됩니다. 남자친구의 유학을 따라 독일도 다녀왔습니다.

 

작가의 회고록 같은 여행 에세이가 모두가 여행을 그리워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시기에 나왔습니다. 9년에 걸친 기간의 여행이어서 그런지 지금의 저자가 있기까지의 긴 여정의 내용도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시선이었습니다. 지구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주변의 사람들을 모두 주인공으로 만들고, 세상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하는 저자의 여행기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의 눈썰미를 부끄럽게 합니다. 다시 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이런 시선을 가지고도 한번 나가보고 싶습니다. 저도 작가만큼 지구를 사랑하는 지구인이니까요.

 


자연·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진정한 환경문제 해결책 모색
환경문제 허구·사실 구분, 종말론적인 환경주의자들에 일침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부키, 2021

 

지구를 사랑하지만, 지구를 어떻게 사랑하는지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환경론자들만큼 지구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에 막연하게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응원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구를 지키려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하고 원전을 폐기해야 한다는 것,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많이 늘려야 한다는 것,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의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것 등의 이야기는 지구를 위해서는 꼭 실천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거짓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아닐 거라고 무시하기에는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환경전문가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인 마이클 셀런버거가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 고민과 열정, 대안과 해법을 총결산해 선보이는 책입니다. 종말론적인 환경주의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그의 주장을 통해 우리는 환경 문제의 허구와 사실을 구분하고, 자연과 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진정한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