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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얼병원 인가 임박 한숨 느는 제주치의

개원가 “유인 알선 난장판화 우려

중국자본이 투자하는 국제 영리병원인 ‘싼얼병원’의 설립 인가가 임박하면서 대한민국 의료계의 눈이 설립 예정지인 서귀포시 호근동으로 쏠리고 있다.

정부가 밝힌 대로 다음 달 중으로 싼얼병원의 인가가 결정되면 싼얼은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제1호 외국 영리병원’으로 기록된다.

아울러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 규제를 제주도 수준으로 완화하고, 2017년까지 해외환자 5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현재 외국 자본의 투자에 대해 취득세·등록세를 면제해 주고, 법인세, 소득세를 5년 간 면제해 주며, 재산세는 15년 간 면제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도로 및 용수시설, 도시가스 및 전력시설 등의 비용도 지원해 준다.

싼얼병원은 중국 천진화업그룹의 한국법인인 ㈜CSC(China Stem Cell Health Group)가 505억원을 투자하는 병원으로, ▲모기업이 전문으로 하는 줄기세포치료의 지속 여부 ▲응급의료체계 미비를 이유로 지난해 8월 승인 보류 결정이 났었다. 그 이후 싼얼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속적으로 제주도청과 보건복지부에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싼얼이 도청 측에 제출한 설립 프로젝트 개요에는 “(싼얼은)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피부·성형 서비스를 중점 제공하고, 차별화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고 적시돼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의료는 공공성이 있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의료영리화는 반대한다”면서도 “지금 제주도의 외국인 영리병원은 도의회, 도정에서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로 올라간 것이므로 다음 달 인가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 영리병원 설립 ‘신호탄’

싼얼병원 설립에 대한 제주 지역 개원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장 제주 지역 치과계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싼얼병원을 신호탄으로 지역 의료계가 극심한 경쟁에 빠져들고,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치과 같은 세력이 해외 투자자를 등에 업고 들어오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제주시 이도동의 한 개원의는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이 병원은 환자 유인과 알선이 가능하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돼 내부적으로 경쟁이 격화되면 개원가까지 불법적으로 유인·알선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일도동의 한 개원의는 “싼얼병원은 막대한 특혜가 주어지는데, 이런 특혜 속에서 대자본이 주도하는 의료기관이 진출하게 되면 대형마트가 주변상권을 죽이듯이 지역에 있는 로컬병원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네트워크 치과가 이런 특혜를 입고 들어오게 되면 사실상 법적으로 막을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일반 개원의 입장으로선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용휴 제주지부 회장은 “싼얼병원을 계기로 외국자본에 대한 특혜를 국내 자본역시 요구하게 되고 전면적인 영리화의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며 “현재 지부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으니 치협에서도 관심과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