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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발달로 인해 더욱 무장된 환자의 응대와 의사소통에 관해

클리닉 손자병법-정기춘 원장의 매니지먼트 스토리 (경영 + 이야기) 23

정보의 발달, 그리고 그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누구나 쉽게 최신 소식과 다양한 정보를 손바닥 안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없어질 직업군 중에 우편 배달을 하는 집배원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나 영상 정보의 쉬운 접근으로 비디오 대여점 등은 이제 사양 산업이 되었다고 합니다. 최첨단의 정보화로 인해 우리의 삶이 한 단계 나아졌다고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만 반드시 달갑지 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치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정보화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느껴집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 정보 취득이 쉬워진 관계로 점점 더 똑똑해지는 환자를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환자의 정보가 더 무장될수록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의 갭은 더 커져 충돌한다고 봅니다. 의료의 특성상 진료를 직접 행하는 의사는 자신의 진료에 대해 환자가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거나 더 아는 체 하는 경우에는 갈등이 발생합니다. 정보의 양이 증가할수록 제공자와 소비자간의 정보 격차는 줄어들지 몰라도 반면에 갈등의 폭은 증가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정보의 발달이 의료소비자에게도 백 퍼센트 환영할만한 변화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분쟁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의료 소비자도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는 정보의 발달이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많은 정보로 인해 병의원을 선택할 때나 치료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선택의 패러독스나 과유불급의 폐해도 나타난다고 봅니다.

최근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만 OO치과에서 치료 중인 모 환자가 치료 도중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치과에 대해 클레임을 걸었는데 그 동안 자신이 치료했던 내용을 매일 매일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이 치과의사가 보기에는 물론 앞 뒤가 안 맞는 내용이 있었겠지만 A4 용지 몇 장에 걸쳐 치아 형태의 그림까지 그려 가면서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환자는 자신의 치료에 대해 인터넷의 자료를 찾아가며 치료의 과정을 보고 기록하며 자신의 치료가 그에 맞게 진행되는지를 체크해 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자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료 과정이나 방법에 대해서 모든 책임은 치과의사에 있는 것이고 환자는 그에 대해 치과의사를 믿고 맡기는 것이니 치료과정에 대해서는 환자와 실랑이를 벌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해 두어야 할 점이 바로 충분한 고지 동의 의무입니다. 그렇다면 치료에 대해서 어디까지 환자에게 알리고 설명해야 할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나 손바닥 안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그야말로 똑똑한 smart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는 지금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치료에 대해서 치과의사의 권한이라고 닫힌 응대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가 찾고 기록했던 수고에 대해서 치과에서 한 번에 묵살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눈높이에 맞게 치료과정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하여 언제든지 환자가 그 과정에 대해 궁금하면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치료과정에 대해 클레임이 나올 경우 이러한 설명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과 측에서도 충분한 고지를 했고 환자 분이 동의를 하셨기 때문에 저는 말씀 드린 대로 충실히 치료과정을 이행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정보의 발달로 더 무장되고 더 똑똑해진 환자를 맞이해야 하는 치과는 더 긴장하고 더 준비해야 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