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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말고 겸허한 자세로 배우자

클리닉 손자병법-정기춘 원장의 매니지먼트 스토리 (경영 + 이야기) 24

모임에서 치과의사의 고질병은 무엇일까요? 바로 ‘치과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의 모임에 가면 당연 치과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기 마련이지요. 때로는 오늘 치과 이야기를 절대 하지 말자고 누군가 엄포를 놓기도 합니다.

오늘만큼은 치과 스트레스를 잊고 편안하게 한잔 하자는 것이지요. 하지만 고질병은 역시 고질병입니다. 술 한잔 걸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누군가 슬그머니 치과 이야기를 꺼냅니다. 컴플레인 환자에 대한 넋두리를 꺼내놓는가 하면 결국 자기 자랑인 자신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이 치과이야기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치과 이야기는 꼭 나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배울 점도 있습니다. 선후배가 모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진료나 경영의 ‘즉석 스터디 클럽’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또 치과 이야기냐 하면서 누군가 버럭 화를 내지 않는 이상 이 스터디는 계속됩니다. 치과의사의 고질병이자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 우울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어떤 고민을 털어 놓는데 다른 사람은 별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거나 자신은 그러한 고민을 해 본적이 없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요즘 어렵지 않느냐고 분위기를 띄우는데 누구는 매출 기록을 깼느니 기록을 세웠느니 하면서 부아를 치밀어 오르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막 개원을 한 후배가 자신의 성공 사례를 거침 없이 쏟아 낼 때는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남의 성공사례를 자신의 성공사례로 만들기 위해 ‘일반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한 환경이나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경험의 차이가 있기도 하는 것이지요. 누군가가 OO으로 돈을 많이 벌었느니,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모임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내가 할 때는 늦거나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성공사례는 때론 노이즈가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통찰력과 경험을 키워 그 속에서 올바른 신호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기간에 경이적인 성과를 올렸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반복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만약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면 인정해 주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점을 찾고 겸허히 배우면 됩니다. 아는 것을 체 하지 않는 것은 겸손이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겸허인 것이지요. 경영도 진료도 치과의사에게는 겸허의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