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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0명 중 2명꼴 예약시간 ‘펑크’

진료내용·입지에 따라 치과 간 편차 커

■로덴치과그룹 회원치과 설문결과

# 수도권 지역에서 개원 중인 치과의사 A 원장은 오늘도 내원하지 않는 환자들을 기다리다 지쳐간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개원 중인 이 치과의 경우 심미 환자가 많은 편인데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환자 비율을 뜻하는 ‘예약부도율’이 3개월 평균 30%대에 달한다. 즉, 10명 중 3명꼴로 환자들이 예약 시간을 어긴다는 의미다. 이 같은 수치는 진료 효율성은 물론 평소 환자들의 충성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고음’이기 때문에 A 원장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난 후 취소통보도 없고 나타나지도 않는 경우를 일컬어 ‘노쇼(no show)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면 치과 진료 예약을 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얼마나 될까. 물론 치과 규모와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원가에서 참고할만한 수준의 설문 자료가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끈다.

로덴치과그룹이 전국 30개 회원 치과병·의원의 진료예약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치과의 예약 환자 중 80.7%는 진료 예약을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예약을 지키지 않는 19.3%의 환자들인데, 이는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로덴 측은 해석했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20명의 환자를 기준으로 할 때 16명의 환자만이 예약을 지키는 것으로 예약을 지키지 않은 4명의 환자가 각각 평균 15분의 진료시간을 소진한다고 가정하면, 19% 수준의 예약부도율은 즉, 치과운영에 있어 1시간의 진료공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주택·거주지 인근 치과 예약준수 ‘UP’  
이번 조사대상 치과 중 예약부도율이 가장 높은 곳은 40%대에 달했고, 가장 낮은 곳은 5% 수준으로 치과 간 편차가 컸다.

이 같은 현상에는 해당 치과의 주요 진료 내용과 입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로덴 측은 파악했다. 예를 들어 중심 상업 지구에 위치한 치과나 심미, 교정 등 비보험 진료를 주로 하는 치과의 경우 초진 이후 다음 진료까지의 기간 동안 다른 경쟁치과로 기존 환자가 유출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또 필수적인 치료가 아닌 주관적 선택에 따른 진료인 만큼 단순변심 등을 이유로 예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주택지구나 거주지중심에 위치한 비 수도권 치과들은 환자들의 충성도가 높고 통증의 해소 등을 이유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의 환자 비율이 높은 만큼 예약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예약충돌이 가장 스트레스 상황”
특히 조사대상 치과의 예약담당자들은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씩 늦는 환자들과 예약에 없던 환자의 내원 등으로 전체적인 진료의 흐름이 흐트러지는 부분을 가장 곤란한 점으로 꼽았다.

이어 예상치 않았던 신환(walking patient)이나 구환의 문제발생 등으로 인한 방문의 경우 기존 예약환자들과의 ‘예약충돌’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역시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응답했다.

이외에 진료당일 환자의 일방적인 진료·수술취소나 환자들이 원하는 시간만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서도 담당자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부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날이나 당일 문자알림서비스(SMS)를 발송하는 치과가 대부분이었으며, 직접 전화를 거는 치과의 비율은 높지 않았다.

로덴 측은 이번 설문조사와 관련 “기존 예약 환자들의 사전 통보 없는 취소나 내원을 하지 않는 상황의 경우 이중적인 시간 및 비용의 소모가 크고 의료진의 스트레스 역시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