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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치과진료 ‘만리장성’ 넘어볼까?

8월부터 중국 의료시장 개방 외국인 100% 지분 가능,성공 안착 위해 ‘현지 파트너 발굴·언어 습득’ 필수


2000년대 초에 불었던 중국 바람이 다시 한 번 재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부는 한류열풍과 함께 최근 의료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 진출로 눈을 돌리는 치과의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학 원장은 2012년 치과를 정리하면서 은퇴를 선언하고 내년 3월 연달국제병원 내 국제진료센터에 치과를 오픈할 예정이다. 치과 진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글로벌메디케어를 설립, 연달국제병원과 계약을 맺고 국제진료센터를 독립채산제 형태로 개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치과를 포함한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임상과 10~12개를 2년~2년 반 사이에 진출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연달국제병원과의 계약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유지된다.


치과는 300여평 규모로 임플란트센터, 교정센터, 기공센터를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네오성형외과, 한강수병원, 테마피부과, 우리들병원도 연달국제병원 국제진료센터에 동참키로 했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연세대 치과병원(병원장 차인호)도 최근 중국에 치과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세대 치과병원은 지난 5일 중국 청도에서 청도국제경제협력구 측과 청도연세국제치과병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향후 유니트체어 약200대, 2만평 규모의 치과병원을 설립하게 된다.


사과나무치과도 본격적인 해외사업을 펼치면서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등 외자 단독 병원설립 시범사업

중국은 최근 의료시장을 개방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외국 의료기관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8월 베이징, 톈진, 상하이, 장쑤, 푸젠, 광둥, 하이난성 등 7개 지역에서 외자 단독 병원 설립에 대한 시범사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는 외국인이 100% 투자해 신설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으로 병원을 세울 수 있다. 기존에는 외국인은 중국에서 병원을 설립할 때 병원 지분의 최대 7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반드시 중국 현지인이 보유해야 했다.


더불어 의료시장 개방과 함께 의료보험체제가 개편이 돼 중국 의료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이 의료개방에 적극적인 이유는 제조업이나 IT 등 산업 분야는 어느 정도 따라잡았지만 의료의 경우 낙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국영병원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다 민영병원도 부족해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 학 원장은 “2012년 말에 중국 의료시장 견학을 갔다가 중국 의료시장이 클 거라는 확신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향후 10년간 폭발적으로 의료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의 의료개혁이 아주 시급한 상황이다. 민영병원을 빨리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시기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병원개원보다 페이닥터 먼저 경험을

중국 의료시장의 과실을 따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중국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중국 진출의 핵심은 ‘파트너’라고 입을 모았다.

의료컨설팅 업체인 아라컨설팅의 윤성민 대표는 “중국 진출을 위해 믿을 수 있는 현지 파트너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며 “병원 오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금, 직원 등 병원운영을 위한 자문과 컨설팅을 중국의 의료법에 맞게 정확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중국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전히 꽌시(관계, 인맥) 중심의 비즈니스 시장을 갖고 있다. 자기는 안 되는데 누군가는 풀 수 있는 일들이 아직 만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향 때문에 중국의 의료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의료시장이 커지고 일반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협상자들의 태도가 바뀌는 경향성 역시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개인이 중국에 진출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개원하기보다 페이닥터부터 경험할 것을 권했다. 우선 리스크 없는 페이닥터로 일을 하다 믿을 만한 파트너를 섭외해 차근차근 준비한 후 개원을 하는 것이 실패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

특히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의 경우 언어 문제 때문에 한국 치과의사를 고용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 진출을 고려한다면 우선적으로 언어를 배울 것을 권했다.


윤 대표는 “중국 의료시장이 커지고 있고 치과의 경우 지금 들어가는 것이 적기가 맞다”며 “하지만 단지 돈을 벌고 싶다고 하는 의료인들에게는 컨설팅을 하지 않는다. 해외 진출은 한국보다 리스크가 10배는 크다고 봐야 한다. 힘들고 어렵다는 전제조건 하에 그 시장을 한번 제대로 개척하고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