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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치과보험 가입자 절반이상 정보 몰라 활용 못한다

10명 중 6명 가입 후 한번도 이용 안해,보험 용어·내용 어려워 혜택 잘 몰라


최근 민간치과의료보험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가입자들의 보험정보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입자 10명중 6명은 가입 후 한번도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험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가입자 모집에만 혈안이 돼 있는 일부 민간치과의료보험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치과의료보험 가입자의 보험정보 이해 수준’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박정순 씨(가톨릭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는 “민간치과의료보험 소비자의 정보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 연구에서는 민간치과의료보험 가입자가 가입 당시 얼마나 정보를 인지하고 있는지와 불만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구 방법은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14개 치과의원에서 치료 받은 경험이 있는 만 20세 성인 중에서 민간치과보험 가입자 1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의 민간치과의료보험에 대한 인식 수준과 보험정보 ‘이해 수준’과 ‘만족도’를 Likert 5점 척도를 사용해 최대 5점(매우 잘 알고 있다·매우 만족)부터 1점(전혀 모르고 있다·매우 불만족)으로 환산했다. Likert 척도란 태도나 가치를 수치화하는데 주로 쓰이는 척도 중의 하나다.


설문조사에는 보험 만족도 뿐 아니라 치과보험 유형 비율 및 계약 경로, 정보획득 장애요인, 보험금 지급경험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 치과보험 내용 어렵다 “10명 중 5명”

우선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정보획득 장애요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용어나 내용이 어려워서’라고 답한 응답자로 52%(103명)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내용 이해 긴 시간 필요가 15.7%(31명)로 나타났다. 이 밖에 보험회사의 설명 불충분이 13.1%(26명), 중요 내용여부 판단 불가 10.6%(21명), 신뢰할 만한 정보 부족이 8.6%(17명) 등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Likert 5점 척도로 나타낸 민간치과의료보험의 인식 수준 및 만족도는 각각 2.91와 3.11로 환산됐다.


특히 이번 연구조사에서는 민간치과의료보험의 보험금 지급 경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55.1%(109명)가 단 한번도 보험금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1회라고 답한 응답자는 25.8%(51명), 2회 11.6%(23명), 3회 이상 7.6%(15명) 등으로 조사돼, 가입자의 과반수 이상이 치과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보험 계약 경로를 조사해 본 결과  전화 상담으로 인한 보험 계약이 47.5%(94명)로 나타났으며, 보험 설계사 42.9%(85명), 기타가 9.6%(19명)으로 집계됐다.


# 치료 시기 보험 효력 발생일에 따라 차이

민간치과보험 가입으로 인해 치과 문턱이 낮아졌다고 느끼는 환자들이 치과 방문의 횟수가 늘고 있어 일부 개원가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현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즉시 치료를 원하는 환자부류’와 ‘계약 효력 발생일까지 미루려는 환자부류’가 생기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A 원장은 “내원하는 환자 중 치과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크게 두 개 부류로 나뉜다”면서 “치료비 부담이 적어진 환자들의 경우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계약일로부터 3개월 또는 6개월 이후 계약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으로 인해 시급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려는 환자층도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 원장은 “계약 조건 때문에 당장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의료인 입장에서는 좀 답답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보험회사에 요구하는 관련 서류 때문에 행정 처리에 애를 먹는다는 치과도 있다.

서울에 개원중인 B 원장은 “민간치과보험 가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치료 후 진단서, 치료확인서, 진료비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민간치과보험이 활성화되지 않는 과거에는 보험사에서 직접와서 환자와 관련된 서류를 가져갔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아 치료 외적인 행정처리가 많아서 힘든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일부 개원가에서는 “보험사가 의료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민간보험 가입자가 계속 증가할 경우 치과가 보험사에 종속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민간치과보험이 활성화에 따른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