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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진료설명 불만환자 배려심 충성환자 자연발생<7>

잘되는 동네치과노하우-컴플레인 환자위해 일요일에 진료, 몸 힘들지만 직접관리해 신뢰 쌓여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요즘 개원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며 치과를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준비없이 쏟아진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원가의 혹독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수가경쟁에 내몰리며 경영악화의 악순환에 한숨짓기도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치의의 과잉공급 현상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치의신보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로 성공적으로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개원가를 찾아 그들만의 경영비결을 시리즈로 매월 두차례 공개한다.

선정대상은 단독 개원하는 치과를 위주로 했으며, 아울러 모범적인 동네치과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준 취재원에 대한 보호와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이들 치과와 원장 명칭 등은 모두 익명 처리키로 했다.<편집자주>


경기도 소도시에 개원한 A원장의 치과 사거리 주변에는 무려 10여개의 치과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그런데도 막상 치과를 들어서니 대기실에는 내원한 환자들로 북적댔다.

A원장은 한 환자에게 신경치료와 관련한 설명을 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해당 환자의 치아신경구조를 촬영한 자료를 직접 보여주며, 이로 인한 통증유발 등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대기실에 기다리는 환자도 많은데 설명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그러나 불평하는 환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 진료 설명은 소홀함 없이

“환자 한분, 한분이 모두 치과의사인 저를 믿고 방문했는데 진료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잖아요. 이에 대해 대기실에 있는 환자들도 본인이 진료받는 것처럼 잘 이해해 주시는 편이에요. 제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진료한다는 것을 잘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웃음)”

A원장은 환자를 하루에 몇 명 보는 것보다 한명을 진료하더라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A원장의 마음 씀씀이는 환자들에게 그대로 신뢰감으로 전달돼 오랜 기다림도 문제되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A원장은 진료예약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예약제를 운영하면 효율적으로 환자를 많이 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도 지켜지지 못한다면 안하는 것이 낫다는 게 A원장의 생각이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예약시간에 맞춰 온 환자는 얼마나  기분이 더 상할 것이며, 또 원장도 시간에 쫓겨 진료에 더 신경쓰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들은 일반적으로 진료실 안에서 종일 있다보니 어떤 틀에 갇힌 듯 소통에 약할 수가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료는 물론이고 친절 등 환자한테 하는 척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환자와 직원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A원장은 환자가 치통으로 인해 고통스럽다고 하면 진료시간 이후라도 진료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컴플레인이 심한 모 환자를 위해 A원장은 일요일에 진료한 적도 있다고 했다.

휴일에 몸은 힘들었지만 진료 후 마음만은 정말 편했다고 했다. 이후 환자의 컴플레인은 점점 사라졌으며, 이후 그 환자는 충성환자로 변했다. 요즘도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으러 올 정도다.


지금도 진료 후 컴플레인을 제기하는 환자들의 경우 A원장이 직접 연락하는 등 관리한다. 진료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실제 A원장은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활용해 환자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등 꾸밈없이 진정성있게 대하니 환자들도 원장을 더 따르고 원장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레 쌓여간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과거점이 미래점과 연결될 수도 있잖아요. 컴플레인 환자 역시 꾸미지 않고 자연스레 대하다보면 나중에 제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A원장은 “하는 척 하지 않고 환자들을 진정성있게 대하면 환자들도 원장의 마음을 절대 몰라주지 않는다”며 “원장이 먼저 변해야 남들도 변하는 법이다. 환자들을 원장의 틀에 맞추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원장이 환자에게 맞출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자기 것을 버려야 스트레스도 안 받고 즐겁게 진료할 수 있다”고 경험을 전했다.


A원장은 직원을 대할 때도 결코 환자들과 다르지 않다. 특히 A원장은 직원들 퇴근 시간만큼은 지켜주려고 신경쓴다고 했다. 퇴근시간에 임박해 내원하는 환자들은 A원장이 직접 양해를 구한다.

“직원들이 치과를 선택할 때 고려사항 중 하나가 퇴근시간을 얼마나 보장해 주는가도 포함돼 있다고 봐요. 장기적으로 치과 일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가정할 때 퇴근 시간이 들쭉날쭉 하다면 누구나 고민되지 않을까요?”


A원장은 치과가 잘 되려면 결국 원장과 환자, 직원 이렇게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너무 많으면 직원과 환자에게는 반갑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환자가 적으면 원장은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세 사람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나가는 게 쉽지는 않지만, 치과를 잘 운영해 나가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게 A원장의 생각이다.


# 신재료 교체 주저하지 않아

또한 A원장은 10년 이상 사용해온 치과재료라도 신재료가 예후가 좋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오랫동안 사용해온 재료라도 과감히 신재료로 교체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A원장은 “치과재료와 장비 등의 변화가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편하고 진료에 도움이 된다고 검증되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진료에 있어서도 하는 척 해서는 통하기 어렵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20년 이상 오랜 기간 A원장 치과를 방문하고 있는 환자 가운데는 내원 환자 수도 많고 하니 치과 확장 및 페이닥터를 고용해 하면 더 잘되지 않을까 하고 묻는 환자들도 있어요. (웃음)”

하지만 A원장은 아무리 치과가 잘 돼도 규모를 확장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치과 일을 일로서 생각하고 임해야지, 비즈니스로 생각하면 즐거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란다.

아울러 “환자는 제가 케어 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보는 게 은퇴할 때까지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라고 A원장은 덧붙였다.


환자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A원장은 발치환자든, 소아환자든 치과를 찾은 환자들을 고르지 않는다. 당장은 시간이 걸리고 치과운영에 실속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에 대한 보상은 언젠가 몇 배로 돌아온다는 것을 A원장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A원장은 20년 이상 진료경험에 비춰 “당장은 힘들어도 절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본인이 정한 페이스대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저가마케팅 등 많은 유혹들이 있지만, 본인의 페이스를 꾸준히 지켜가다 보면 결국 환자도 반드시 알아준다”고 말했다.


또한 A원장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도 “이제는 치과의사가 된다고 해서 부를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직업으로서 진료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진정성있게 환자와 직원들을 대한다면 치과경영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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