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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를 전제로 한 치료계획 세우기와 ‘아무래도 상담법’

클리닉 손자병법-‘저희치과’엿보기<2>

환자는 검진을 받으면 어떤 이상이 있는지 제대로 알고 싶어 합니다. 환자는 과잉진료에 대해 경계합니다. 환자는 가능하면 치료를 적게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환자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병증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특히, 발치를 가장 우려하며 발치를 피할 수 있다면 힘든 치료도 감수합니다. 저희 치과에서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는 환자의 정서를 열거해 보았습니다.

충치는 치료 개수와 치료계획, 치료비가 치과마다 다르고, 그래서 매스컴에서 과잉진료를 다룰 때 비교하기 좋아서 빈번히 쓰이는 소재입니다. 그런 방송이나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잇몸만큼이나 충치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너무 소홀하게 다룬다는 점이 항상 아쉽습니다.

충치를 예를 들어 저희 치과에서 ‘관리를 전제로 한 치료계획 세우기’라고 부르는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병증(우식증)을 찾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인접면 우식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디지털 사진을 찍고 필요하면 특히 인접면 우식은 방사선 사진도 찍습니다.

당장 치료가 필요한 충치,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관리한다면 치료를 보류할 수 있는 충치(초기충치), 이번 기회에 치료하거나 당분간 미룰 수도 있는 충치(관리대상충치)로 구분합니다.

주로 디지털 사진을 통해 환자와 같이 충치의 존재를 확인하고 동의를 구합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충치가 있을 수 있으며, 모든 충치가 당장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이야기합니다.

일부 초기(비활성) 충치는 평소 신경 써서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검진한다면 치료를 미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요즘 다양한 충치예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저희 치과는 아직 디지털 사진 비교와 정기검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당장 치료가 필요한 충치의 치료계획을 의논합니다. 치료 여부 판단이 불확실한 충치의 경우 일단은 환자나 보호자가 결정하도록 합니다. 환자의 결정권 문제도 있지만 관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간혹 다른 치과에서 충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심쩍어서 다시 검사를 받고 싶다고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난처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저희 치과에서 더 많은 충치를 찾고, 치료 대상치가 줄어드는 것은 관리를 전제로 한다는 단서가 붙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식증에 대한 저희 치과의 관리를 전제로 한 치료계획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관리를 전제로 한 치료계획은 상담 중에 ‘아무래도’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담법’이라고도 합니다.

“아무래도 충치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라는 표현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치료의 불가피성, 충분한 사전 검토, 치료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진정성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 치과에서 환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징검다리 표현은 아무래도 ‘아무래도’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