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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계 대기업, 불법 사무장치과 운영 ‘파문’

직접 치과 경영하며 환자유인·알선까지···교통편 제공 등 기공소 직원 노골적 불법행위


국내 굴지의 치과기공업체가 사무장치과를 직접 운영하면서 환자유인 및 알선행위에 나서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업체는 홍보실장 직함을 사용하는 직원이 진료비 할인이 가능한 명함을 직접 배포하면서 환자를 유인하고, 직접 차로 치과까지 실어 나르는 등 노골적인 불법행위에 나서고 있어 관련기관의 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외에도 납품하는 치과에 환자를 알선해 주면서 환자 유인 행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치과 의료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법 27조 3항은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 덤핑으로 유명한 기공소로 소문자자
해당 치과기공소는 치과시장에서 손꼽히는 기공업체로 기공계에서 ‘대기업’으로 인식되는 업체다. 대한치과기공사협회 관계자는 “덤핑 등 기공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가 사실은 L기공소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구에서 회무를 담당하고 있는 모 원장은 “최근 서울의 한 치과 화장실에서 L기공소의 홍보실장이라는 사람이 버젓이 환자유인을 하는 정황을 제보 받았다”며 “명함을 확보해 홍보실장과 통화를 해본 결과 부천 쪽에서 자기들이 직접 치과를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제공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이 L기공소 홍보실장은 “명함을 받았다는 얘기를 어디 가서 하면 안 된다. 우리 동네 사시는 분들만 저희 치과를 소개하지 다른 분들에게는 소개를 안 한다. 사실 우리 치과이고, 나는 홍보도 하고, 제품(기공물)도 만들고, 치과 관리도 하고 있다. 제가 차로 치과까지 모신다”고 말했다.

본지 확인 결과 이 기공소가 운영한다고 밝힌 치과는 수도권에 위치한 ㅈ치과로, 원장은 서울의 한 치과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 홍보실장과 상담을 진행한 결과,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치과가 맞다”고 밝혔다. 기자는 부모님 임플란트를 상담받기 위해 전화를 했다고 밝히고 상담을 진행했다. 홍보실장은 “다른 치과들은 치료비를 엄청 때려버리는데, 우리 치과는 그렇게 속이면서 진료하지 않는다”며 기공소와 치과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우리 기공소에서 (직접 치과)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의 소개를 받아서 가면 싸게 치료할 수 있다. 이동하시기 불편하시면 제가 차로 치과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말했다.

업계의 사정을 잘 알며, 소형 기공업체를 운영하는 한 소장도 “이 기공소는 덤핑으로 유명한 기공소로, 치과를 직접 운영한다는 사실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 “하늘에 맹세코 그런 일 없다”
ㅈ치과 말고도 서울에 위치한 다른 치과에 환자를 알선해 주는 녹취도 확보됐다. L기공소 소장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부모님께 크라운, 인레이 치료를 해 드리고자한다는 이야기에 “가격을 좀 싸게 하려면 OO동 쪽으로 안내를 해 준다. 원장들과 거래를 많이 하는데 어느 원장은 일정이상 잘 안 깎아준다. 그런데 우리가 소개를 하면 잘 해준다. 일단 가서 상담을 해보고, 만약에 가격이 안 맞는다 싶으면 나에게 다시 연락해라. 내가 원장에게 말해주겠다”고 말했다.

대한치과기공사협회의 한 임원은 “협회는 기공료의 현실화와 건전한 시장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기공소는 건전한 기공물 시장의 분위기에 역행하는 행위로 악명이 높았다. 사무장 치과 운영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협회 차원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L기공소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손꼽히는 대형 기공소인데, 그런 일(사무장치과 운영)을 하면 소문이 금세 안 나겠느냐”며 “하늘에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