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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재치 염치(스탭들에게 하고픈 말)

클리닉 손자병법-‘저희치과’엿보기<21>

며칠 전 저희치과 회식 겸 스탭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후임이 채용되면 퇴사하기로 했던 스탭이 이직할 치과도 사정이 좋지 않아 서둘러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환송회 자리에서 조언이랍시고 몇 마디 한다는 것이 잘 정리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사실 모든 스탭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내용이라서 이렇게 지면을 빌어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원장 입장에서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살피고 평가하게 되는데 저는 세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첫째 ‘눈치’를 키워라!
사전적으로는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을 눈치라고 한다네요.

너무 눈치를 보면 오히려 혼란스러워 주눅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환자든 동료든 상대방의 감정과 마음을 잘 살펴 헤아리길 바랍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독불장군은 어디 가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아마 ‘눈치’라는 말이 주는 덕목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나 태도일 것입니다. 아플까봐 겁나는 환자, 경제적 형편 때문에 망설이는 환자, 구강 상태가 부끄러운 환자, 안 좋은 치과 경험으로 삐딱한 환자, 의심이 많은 환자, 수줍어하는 환자, 화난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자세와 태도로 환자를 대하다 보면 환자의 마음을 얻어 모든 일이 좀 더 수월해 질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하게 되고 대화 도중에 공감적 피드백이 자연스러워 질 것입니다. 동료와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싶습니다.

둘째 ‘재치’있게 행동하라!
사전적으로는 눈치 빠른 재주, 또는 능란한 솜씨나 말씨를 재치라고 한다네요.

저는 문제해결 능력, 또는 상황대처 능력을 발휘할 때 ‘재치 있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경력과 연륜이 쌓여 가도 나로부터 상대방 그리고 주변으로 시야가 넓어지지 않으면 재치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술자의 치료 진행 과정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항상 여유가 없고 돌발 상황에 능란하게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지시 후 대응이 아니고 지시와 동시 대응 또는 지시 전 대응에 능숙하다면 재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어시스트 자리를 요령껏 비우고 급한 일을 처리해도 재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사진 촬영 결과나 신환의 주호소 내용, 다른 환자의 데일리 코멘트 등 술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하고 컨펌을 받는다면 재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셋째 ‘염치’를 보여라!
사전적으로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염치라고 한다네요.

참 어려운 말입니다. 보통 너무 자기 잇속을 챙기면 ‘염치없다’고 합니다. 저는 염치라는 단어를 빌어 ‘자기 할 도리를 다 하고 당당해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부터 시작하여야겠지만, 아직 눈치도 재치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와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하는 태도와 자세를 견지한다면, 미리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눈치 빠르고 재치 있는 스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노력하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치과업무에 임한다면 당당해 질수 있을 것입니다.

원장 입장에서는 눈치가 빠르고, 재치 있게 행동하는 소위 ‘센스’ 있는 스탭이면 좋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노력하는 염치 있는 스탭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