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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추천도서-독법(讀法)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독법(讀法)이란 말 그대로 책을 읽는 방법을 말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듯이 책을 읽는 방법 또한 무수히 많습니다. 흔히 다독(多讀), 정독(精讀), 속독(速讀) 등으로 말합니다. 많이 읽는 것과 적지만 깊이 있게 읽는 것 모두 가치가 있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 맞는다고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취향이나 능력에 따른 독서법이 다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동시 독서법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독(同讀)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동시에 여러권의 책을 읽는 방법입니다.

평균 세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것이 저는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권은 보통은 다른 분야의 책인 경우가 많고 가끔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는 같은 분야의 책이지만 저자가 다른 것으로 함께 읽습니다. 제가 동독을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집중력 때문입니다. 사람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내외입니다. 저는 독서시간이 많아도 한 가지 책을 30분 이상은 잘 보지 않습니다. 바꿔 읽습니다.

둘째, 다양한 관점을 알고 싶어서입니다. 정답이 적힌 책은 없습니다.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주변 환경의 영향입니다. 하루중 책을 읽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보통 분산되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읽느냐에 따라서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집니다. 자기전에는 일부러 졸린 책을 봅니다. 여러권을 동시에 읽으면 헷갈리지 않냐구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TV로 드라마, 뉴스, 스포츠 경기, 다큐멘터리 연속으로 봐도 별로 헷갈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놓고 드러낼 수 없지만
자연스러운 감정 ‘쌤통’ 이야

『쌤통의 심리학』 현암사, 2015
타인의 고통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뜻하는 독일어인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저자인 심리학자 리처드 H. 스미스는 이 감정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고안하고 연구했으며 질투와 수치심, 경외감 등의 다양한 사회적 감정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표하였습니다. 한국인 사회심리학자인 아내가 있기 때문에 “쌤통”이라는 기가 막힌 한국어가 있다는 사실을 저자가 알 수도 있겠네요. 쌤통 심리는 대놓고 드러낼 수는 없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 책은 그 감정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역사에 드러나 있는 이 감정의 이면과 극복해야할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심리학자답게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추악한 감정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라고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쌤통 심리에 담긴 인간적이지만 악하지는 않은 것에 대한 믿음을 잃고 싶지 않아서일 겁니다.

데미안의 추억을 곱씹으며
헤세의 정신세계 엿보기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을유문화사, 2015
감수성 예민하던 젊은 시절 책을 좀 읽었다는 사람 중에 헤세의 작품에 빠지지 않았던 사람은 드뭅니다. 데미안, 유리알 유희를 왜 그리도 심각하게 읽었는지… 이 책은 젊은 시절 데미안을 읽고 ‘자아’에 대한 고민에 빠졌던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헤세 자신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쓰여 있어서 한때 그의 팬이었지만 전혀 몰랐던 그의 순탄치 못했던 삶을 보게 됩니다. 소설가 배수아님이 너무나 친절하고 세심하게 헤세의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내용을 담은 글들을 잘 선별해 놓았습니다. 아시겠지만 헤세의 글이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짧은 에세이를 모아 두었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다음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소개되는 글들이 꽤 있어서 헤세의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는 책이네요.

아버지 김 구는 어떤 사람일까?
백범일지 초판 그대로 만들어

『백범일지-복제(영인)본』 한국교과서, 2015
아빠가 자식에게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아마 꾸밈없이 진실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을까요? 백범일지는 김 구 선생님께서 사실은 아들인 신과 인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종의 유서 같은 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시절의 다혈질 청년의 김 구가 잘 그려져 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금수저 집안도 아니었고 그의 아버지는 양반을 보면 두들겨 패야 직정이 풀리는 무척이나 본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닮은 자신의 모습을 그려나가면서 어찌 보면 자신을 닮아갈지도 모를 자식들에게 삶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백범일지는 수십종의 책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초판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한정판으로 나온 독특한 책입니다. 1947년 나왔던 백범일지를 그 모양 그대로 복제해서 시대를 넘나드는 책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