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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보내며…

스펙트럼

점심식사 후 잔 속에 스며져 들어가는 커피와 같은 삶을 음미해 봅니다. 쓴맛이 때론 신맛이 섞여있는 커피는 우리의 인생입니다. 또한 단맛을 보려면 시럽을 첨가하듯이 우리 삶에 좋은 취미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들을 첨가하면 되니까요.

화양연화입니다. 꽃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죠. 온갖 꽃들은 외출을 준비하는 새색시처럼 ‘오늘은 이 색상이 좋을까 저 색상이 어울릴까?’ 울긋불긋 다양한 색상의 옷들을 입었다 벗었다 여념이 없죠? 이 처럼 4월이 아름다운 이유는 겨울의 황량함과 잔혹함이 서럽게 녹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수복님의 ‘봄비’라는 싯구절이 생각납니다.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보통 우리에게 서러움의 감정은 홀로 외톨이가 되어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쳐 있을 그때, 찾아와준 그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일 것입니다. 어쩌면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기다림의 끝에서 나오는 서러운 감정이지 않았을까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엘리엇의 시 ‘황무지’로부터 나온 말입니다. 전쟁으로 황무지가 된 땅속에서도 수선화를 피워내는 자연은 얼마나 처절한 몸부림을 했겠습니까? 그럼에도 그 꽃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끈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의 길을 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자기 자신의 평화를 위하는 감정이다. 감사의 행위는 벽에다 던지는 공처럼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이어령 선생님의 글처럼 오늘 하루를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전한다면, 당신은 아마 축복된 길을 계속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봄나드리          
                          조갑주

잿빛 천 살포시 걷어내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진분홍 빛
꽃 잔디가 고개를 든다.

동편 하늘이 붉은 불 서서히 지피면
봄바람은 홀씨들 깨워 봄을 나른다.
눈꽃이 되어 날리운다.

오늘 같은 날이라면 꽃들의 향연 맘껏 즐기자.
연두 빛 여린 손처럼 봄으로 날아오르는
푸른 희망도 꼬옥 잡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갑주 안양 웰빙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