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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울산·거제 개원가 직격탄

경기침체·직원들 보철지원 혜택도 끊겨 “이제 시작일 뿐…긴 빙하기 온다” 불안

울산시와 경남 거제시 치과 개원가는 최근 폭풍전야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소가 위치한 덕에 전국 소득 1위 부자동네로 손꼽혀 온 울산시와 경남 거제시의 지역경제가 최근 몇 년사이 조선·해운산업의 위기로 휘청이면서 공포와 불안에 휩싸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 불황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3대 조선소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또는 검토하고 있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사무직 1200여명을 내보낸데 이어 올해 3000명 가량을 추가로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 조정안을 검토 중이다.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도 2019년까지 3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구조조정을 예고한데다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구조 조정안이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선소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소리 소문 없이 진행돼 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울산·거제지역에서 3만~5만 명에 이르는 인력이 이르면 3년 내 조선소를 떠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권이 급격하게 활력을 잃고 있고 지역 주민들도 주머니를 닫고 있다. 당장 급하지 않은 치과 치료를 뒤로 미루면서 치과 개원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 치과치료 미루면서 개원가도 타격

손덕일 거제시치과의사회 회장은 “지역 상황이 위태롭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서 직원복지혜택의 일환으로 치과보철치료 등을 지원해 왔었는데 회사 사정이 안 좋다 보니 현재는 이 같은 혜택이 다 끊기고 있다. 지원이 끊기면서 직원들도 급하지 않은 치료들을 미루고 있고 때문에 인근 치과 개원가에도 직접적인 여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하게 보도되는 것처럼 아직까지는 지역경제가 완전하게 얼어붙은 상황은 아니다.

손 회장은 “아직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지 않아서 체감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지역경제가 얼어붙을 경우 치과 개원가 상황도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거제시의 경우 신규 개원의들이 위기상황을 잘 버틸 수가 있을지가 가장 걱정되는 상황이다. 현재 거제시에는 70여개의 치과가 개원을 하고 있는데 이중 20여 곳 가량이 최근 5년 사이 신규 개원한 곳이기 때문이다. 

공식 집계된 거제시 등록 인구는 25만명, 부산 등 인근도시에 적을 두고 거제에 상주하는 인원을 포함하면 약 30만명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구대비 치과가 과잉인 상태는 아니지만 지역 상황이 급격이 나빠질 경우 가장 먼저 신규 개원의들의 타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중공업의 자치구로 불리는 울산 동구 치과의사회의 변영호 회장은 “동구에서 2000년부터 17년째 개원하고 있는데 조선업종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던 2003년에서 2005년을 기점으로 치과의 매출 곡선이 가파르게 급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매출 곡선이 평행선을 그리다가 2년 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놀랄 정도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1200여명 가량을 구조 조정한 여파였다.
변 회장은 “구조조정 인원은 1200명이지만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5000여명에 가까운 수다. 더군다나 올해는 지난해의 배 이상인 3000명 가량을 추가 구조 조정한다니 그 여파가 도저히 가늠이 안가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이제 시작이라고 하니 더 큰 걱정”이라며 “지역 개원가가 상당기간 빙하기로 접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그룹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있는 울산동구는 인구 17만명으로 이중 절반인 7만명 가량이 해당 기업 또는 사내협력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이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인구 대부분이 조선업종과 관련이 있는 셈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경제가 안 좋아 지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신규 개원하는 치과 역시 멈칫한 상태다. 현재 해당지역에는 43개의 치과가 개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