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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도덕적 판단력 낮아졌다

10년 전보다 10% 하락…단순 암기 도덕 교육탓
법과 규칙 판단에 기대

의대생은 재학기간 중 도덕판단력이 높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학년이 높아질수록 도덕판단력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의학교육 관련 학술지 ‘의학교육논단’ 최근호에 실린 ‘A지역 의과대학생의 문화성향, 도덕성, 그리고 정신건강과의 관계’란 제목의 논문에서는 의대 재학생들이 갖는 도덕성에 대한 특징을 다뤘다. 

논문에 따르면 최근 의대생들의 도덕판단력은 10년 전 해당 지표 평균값인 46.8%비해 10% 낮아진 35.7%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의대생들이 도덕적 판단을 하는데 있어 법과 규칙을 통해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경향은 단순 암기식 도덕성 교육의 결과로, 도덕적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올바른 가치와 공감능력으로 복잡한 딜레마 상황을 극복하기보다 법이나 이론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는 의료분쟁 상황에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거나 비윤리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인식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의학교육의 특성상 예과에서 본과 상위 과정으로 올라갈수록 의대생들은 개인주의 성향과 경쟁심이 강해져 도덕교육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대생들의 경우 책임감이나 과업 달성 능력에 있어 다른 일반 대학생들보다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반면, 실패나 관계에 대한 공포불안이 높은 편이라 학업량이 과중될수록 스트레스가 커져 우울증을 앓거나 심할 경우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있어 집단주의적이고 수평주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좋고, 개인적 성취보다는 집단의 조화와 화합에 중심을 두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또 도덕판단력 발달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문학이나 예술, 사회적 또는 학문적 문제에 대한 논쟁, 사회·정치적으로 이슈가 되는 인물에 대한 토론 등 사고를 성숙시키는 교육과정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12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는 “의대생들의 도덕판단력이 낮아졌다는 것이 곧 이들의 도덕성이 사회 평균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에게는 타인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직업 특성에 따라 이타적인 기질이 특성으로 나타난다”며 “이들에게 보다 수평적으로 남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며 목표를 향해 가게 하는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