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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보기 위한 세가지 조건

Relay Essay 제2131번째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하늘에 오로라가 떠야 하고, 오로라를 가리는 장애물(구름)이 없어야 하며, 그 장소에 내가 있어야 한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장소에 가는 일이야 해당 장소로 여행을 가면 되겠지만 현지인이 아니고서야 기상상황이나 그날 그날의 오로라 발생 여부는 여행계획을 세우는 몇 달전에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게다가 여행일정에 제한이 있는 개업의로서는 거의 운에 맡겨야 하는 일이었다.

내가 머물기로 한 핀란드의 4박중에서 일기예보상 맑은 날은 첫날 뿐이었는데 아주 희미한 오로라만이 떠올랐고, 둘째날은 밤새 비가 내렸다. 새벽에 비가 그쳤길래 동트기전에 나가봤지만 오로라는 감감무소식.

셋째날과 넷째날의 날씨는 일기예보상 흐림이었다. 게다가 마지막 날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마저 있었다. 하지만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는 핀란드에서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고, 구름이 가득하긴 했지만 하염없이 오로라가 뜰만한 방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기를 두시간여. 갑자기 저 멀리서 구름 사이로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리고 나서는 두껍게 드리운 구름을 뚫고 오로라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여행 3일차에 비록 구름에 가린 모습이긴 하지만 거대한 오로라를 마주친 나는 마지막 날에도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장비를 챙겨서 오로라 사진 촬영을 위해 사전답사를 마친 장소에 장비를 설치하고 기다리기 시작했지만 전날처럼 하늘 전체에 구름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기약없는 기다림을 3시간여 하다가 잠시 몸을 녹이러 숙소에 들어갔다가 포기할 수 없어서 다시 장비를 챙겨 나온 현지 시각 새벽 2시경. 갑자기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거짓말처럼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고 맑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는 하늘을 뒤덮는 오로라. 이번 여행에서 만난 오로라는 고생 끝에 만났기에 나에게는 더없이 멋있고 감동을 주는 오로라였고, 무슨 일이던지 끝까지 포기 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 결과를 얻게 된다는 작은 인생의 교훈까지 얻게 된 여행이었다.

이혁상  W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