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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행사 새 컨셉으로 대변신

각 지부·분회들 “골프·노잼 싫어” 세태 반영
맥주파티·주얼리 만들기…개원가 반응 긍정적


치과계 행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변주되고 있다.

각 지부나 분회들이 천편일률적인 기존 골프대회나 학술 세미나 대신 와인 시음회나 주얼리 만들기, 야구장 관람 등 새로운 컨셉들을 도입해 이른바 ‘흥행몰이’에 나선 것.

특히 이벤트 주제 선정이나 운영 과정에서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통해 일선 회원들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개원가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광주지부(회장 박정열)는 지난 8일 저녁 ‘회원과 함께하는 HOF DAY’를 개최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진료의 피로를 풀며, 회원들 간 소통은 물론 치과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를 위해 빌린 100여석 규모의 호프집이 참석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는 후문.

지부 측이 마련한 특별한 이벤트는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앙금 플라워 떡 케이크 만들기 강좌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유명 브랜드 주얼리 만들기, 스테이크 만들기 시연, 와인시음 등 작지만 소소한 참여행사들을 통해 회원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 짧지만 농밀한 이벤트 ‘관심폭발’

몇 해 전부터 각 지부들 중심으로 시작된 단체 뮤지컬, 영화 관람은 이제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부산지부(회장 배종현)는 지난 6월 17일 ‘2016 힐링과 사랑나눔 문화의 밤’ 행사를 마련, 회원들과 함께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를 관람했다.

광주지부도 여성회원들을 위한 특별한 영화 관람 행사를 지난 3월 마련했으며, 서울 노원구치과의사회(회장 김백중) 역시 지난 6월 29일 치과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한밤 중 프로야구장에서의 회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대구지부(회장 민경호)와 광주지부(회장 박정열)가 각각 5월과 8월 대구시민야구장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양 지부 행사 모두 각각 1000여명의 ‘치과 가족’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을 뿐 아니라 지부장과 구회장이 시구자로 나서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치과의사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효과까지 거뒀다.

# 상생과 소통·변화를 존중하는 ‘방법론’

이 같은 지부나 분회 주관 행사의 ‘변신’은 우리 사회의 최근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혼밥’, ‘혼술’(혼자 먹는 밥, 술)이라는 신조어가 대유행할 만큼 개인주의적 성향이 팽배한 상황에서 ‘저녁 한 번 먹자, 술 한 잔 하자’는 흔한 제언이 치과계 커뮤니티에서도 더 이상 모두를 포괄할 수 없는 방식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골프를 치지 않는 젊은 치과의사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들과의 소통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이제는 분회나 지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치과의사들의 비중이 확대된 것도 이런 변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저녁 시간대를 기약하기 쉽지 않은 여자 치과의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늘려가는 모습들은 지부·분회 차원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는다.


어린 남매를 데리고 지난 5월 열린 지부 행사에 참석한 A 원장은 “여자치과의사들 입장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만족감이 큰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치과의사들 역시 한 목소리로 “회비 낸 보람을 느낀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한 현직 지부 임원은 “젊은 치과의사들과 대화하고 이들이 회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예전의 방식을 그대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그런 방식은 ‘노잼’(재미가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며 “상생과 소통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가 치과의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들의 관심사와 접근 방식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