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환자에 받는 불쾌한 감정 털어내려면?

생각 전환·호흡법 등 주의 분산 훈련 필요
진상환자는 화난 감정 먼저 알아줘야 해결

치과의사로서 환자에게 존경받으며 일방적으로 진료를 제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환자를 향해 웃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병들고 있는 게 요즘 치과의사다. 하지만 감정을 잘 이해하고 훈련하면 효율적인 환자 소통도 가능한 법. 환자 소통이 원활하면 더 나아가 의료분쟁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9일 열린 서울지부 세미나는 참석자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줬다. 이날 이지영 교수(서울디지털대 상담심리학과)는 ‘의료분쟁 예방 및 효율적인 환자소통을 위한 감정코칭’을 주제로 강의했다.

A 환자에게 상처를 받은 B 치과의사. 바로 C 환자와의 상담을 이어가야 하는데 A 환자로부터 받은 감정 ‘찌꺼기’를 해소하기에는 텀이 짧은 것이 사실. 뒤의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짧은 시간 안에 상처 난 감정을 치유하는 방법은 뭘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주의분산적 방법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림으로써 환자로부터 받은 불쾌한 감정을 잊어버릴 수 있다. 매번 환자를 만날 때 ‘백지’가 돼야 한다. 백지가 되는 것은 주의를 비워버리는 것이다. 오직 앞에 있는 환자에게만 주의를 줌으로써 새로운 백지 안에 환자의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의분산적 방법으로는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기, 주의를 전환하기, 위안이 되는 말을 되뇌기, 심상을 사용해 편안하거나 유쾌한 장면을 떠올리기, 긴장이완 훈련이나 복식호흡 등이 있다.

또 소위 진상환자나 컴플레인이 강한 환자를 대할 때 상대의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화난 감정을 알아주고, 한계를 명확히 할 것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진상환자는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지 꼬여있는 화난 감정을 알아주길 원한다. ‘섭섭하시겠네요’, ‘화나시겠네요’ 등의 표현을 사용해 화난 마음을 이해해주면서 계속 표현하도록 기다려주라”며 “하지만 진료비 환불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해진 규정도 함께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치과의사는 진료실에서 겪는 이해하지 못할 감정에 대해 질의했다. 열심히 진료하고 환자와의 사이도 좋은데 환자 없이 혼자 있을 때면 환자들의 요구가 버겁고 진료하기 싫은 감정이 들어 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이 같은 증상에 대해 “전혀 병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하면서 “기본적으로 환자와의 라포 형성이 잘 돼 있고 환자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과의 관계에서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므로 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작업을 매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