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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증강현실’ 치과 풍경 바꿀 수 있을까?

대학서 영상보며 치아 그라인딩 훈련
환자 치료계획 설명 등 활용방안 많아

대한민국에 잠시 ‘사냥의 광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손에 총이 아닌 스마트폰을 쥐고, 가장 핫한 사냥터인 강원도 속초로 향했다.

미국 나이앤틱 사가 개발한 증강현실 적용 게임인 ‘포켓몬go’ 열풍은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 SNS를 통해 한 치과의 휴가 공지가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대전에서 개원하고 있는 A원장. 치과 건물에 “피카츄 잡으러 속초 갑니다. 7월 29일~7월 30일. A 원장님은 28일부터 잡으러 갑니다”라고 공지를 써 붙인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파됐다. 

A원장은 “치과의 휴가 공지를 재밌게 하는 편인데, 이번에 포켓몬go가 화제가 된 김에 아이들과 함께 속초로 휴가를 가기로 한 공지가 화제가 된 것 같다”며 “평소 증강현실(AR)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는데, 치과에서도 이런 기술을 접목해 크라운, 덴처 등의 과정을 AR자료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보여준다면 치료의 이해를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증강현실’ 치아 보면서 그라인딩

실제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 치의학계를 포함한 의료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경희대 연구팀은 최근 증강현실을 활용, ‘세포이미징’ 기법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세포변화를 촬영하는 이미징을 할 때 처음 세포가 있었던 자리를 정확하게 기록할 방법이 없었으나 증강현실을 이용한 이 기법의 개발로 언제, 얼마나 움직였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돼 세포치료 등의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증강현실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이용, 미국 워싱턴대 의료진이 면역력이 극도로 취약한 화상환자에게 마취약을 쓰지 않고 VR기술을 통해 마취와 비슷한 효과로 치료를 진행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치의학 분야는 교육분야에서 이미 많은 기관이 증강현실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태국의 명문 국립대학인 탐마삿대학교 치과대학은 학생들의 실습에 AR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니터와 연결된 디지털 핸드피스 버를 잡고, 모니터를 보며 가상치아를 깎는다. 이때 사전에 입력된 치아의 정보에 따라 실제 치아의 다양한 느낌을 손에 익힐 수 있다.

탐마삿대학의 시리완 수에브누칸 교수는 “물론 가장 좋은 교보재는 실제 치아겠지만 환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우리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실습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대학의 학생들 역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 3차원 스캐닝된 치아의 모형을 자신의 치아와 대조하면서 차이점을 공부하는 방식으로 수업 받고 있다.

역시 약간의 차이가 있는 VR기술이지만, 미국 조지아의대에서 개발한 ‘임플란트 훈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마치 비행사들이 시뮬레이션 항공을 통해 감각을 익혀가듯 치아 영상을 보면서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 식립이 잘못되면 ‘실패’ 알람이 뜨기도 하고, 시술 중간 혈액이 튀기도 한다.

증강현실의 미래는 매우 유망해 보인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디지캐피털’은 2020년까지 증강현실과 관련된 산업의 규모가 130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