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개원가도 치실 무용론 ‘설왕설래’

“치실 효용성 과장” “구강건강 필수품” 팽팽
‘칫솔-치간칫솔-치실’ 순 사용해야 효과 지적도

미국 통신사인 AP발 기사 하나가 국내 예방치과학계를 휘젓고 있다. 바로 ‘치실 무용론’이다.
지난 8월 초 AP통신은 치실(Dental floss)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냈다. AP통신의 탐사보도팀이 미국 정부와 ADA(미국치과협회), 관련 제품 제조업체들이 수십 년 간 치실사용이 충치와 치주염 예방 등 구강건강에 필수적이라고 권고하고 나선 데 대해 그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전면적인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AP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나온 치실과 칫솔 사용 관련 연구 25건을 학자들이 검토한 결과 그동안 구강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던 치실질의 효과를 입증할 증거가 약하고, 신뢰도가 낮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AP취재팀이 제시한 근거로는 ▲불과 25명뿐인 제한되고 한정된 연구대상 ▲2주 정도의 짧은 관찰기간 ▲노후된 평가방법 ▲충치나 치주염이 아닌 다른 증상에 초점을 맞춘 연구 ▲칫솔질과 치실질 효과를 각각 비교하지 않은 방법론의 허술함 등을 꼽았다.

영국치과의사협회 고문인 다미엔 웰름슬리 박사는 이에 대해 “구강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치실은 이 기본적인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치실의 효용성에 회의적 의견을 보탰다.

일부 연구자들은 치실을 잘못 사용할 경우, 잇몸에 상처를 내 세균이 혈류를 타고 침투해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며,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 국내 개원가 역시 ‘갑론을박’

사실 국내 개원가에서도 이 치실의 사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어 왔다.

일각에서는 AP통신의 보도와 비슷한 논리로 “치실의 효용성이 과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편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실은 구강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대학병원의 A교수는 “치실을 사용하지 않고 칫솔질만 하는 것과 치실을 병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치실은 치주질환의 예방뿐만 아니라 치아우식도 예방하는 치아 건강의 필수품”이라면서 “평소에 이 과정이 귀찮다고 생략하는 것은 구강건강 상 좋지 않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예방치과를 전공한 B원장 역시 “인접면 플라그 제거와 관련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치실은 쓰는 것이 좋다”며 “물론 사용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치실을 치면에 밀착시킨 상태로 상하운동을 하되 잇몸에는 닿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물론 잘 사용하는 게 중요하지만 치실질 자체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역시 예방치과를 전공한 C원장은 “나는 환자들에게 치실질 자체를 권하지 않는다”며 “그릇된 치실질은 잇몸 건강을 상하게 할 수 있으며, 인접면에 생기는 우식은 교합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므로 치실이 이를 해결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방치과학 관련 강연에 매진하고 있는 D원장의 의견도 비슷하다. D원장은 “치아의 어느 부위를 닦고, 플라그를 얼마나 제거할 수 있는지 따져보면 답은 자명하다”며 “물론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알려진 대로 그렇게 큰 효용성은 없다. 근본적으로 구강관리법의 순서를 바꿔야 한다. ‘칫솔-치간칫솔-치실’ 순으로 바꾼다면 구강 내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