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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첫 방문기

기고

대한치주과학회 임원진이 지난 16~17일 양일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제5회 치주과학교육워크숍을 진행하고 돌아왔다. 이번에 처음 몽골을 방문한 허 익 대한치주과학회 부회장이 첫 몽골 방문기를 보내왔다<편집자주>.

대한치주과학회 소속 교수님들이 몽골을 방문하여 몽골치주과학회 회원 및 몽골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치주과학에 대한 최신 이론과 술기에 대하여 강의를 했었다. 올해 구 영 부회장의 강추로 기대 반 두려움 반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치주과학회 전 임원의 카톡방에 나를 포함해서 서울대학교 구 영 교수, 경희대학교 신승윤 교수가 동행하고 추석 기간 동안 방문한다는 여행 일정이 공지되었다. 왜 하필 추석기간 중이냐는 질문이 있었으나 각자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할 수 없었다고 대답하면서 추석이란 명절을 맞이하여 몽골반점을 주신 조상님을 뵈러 가며 간 김에 차례도 지내고 학술교류도 할 예정이라는 아재개그를 카톡방에 올렸으나 역시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9월 15일 몽골 울란바토르 징기스 공항에 나의 첫발자국을 남겼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주과학교실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아르 선생과 그녀의 남편이 지도교수였던 구 영교수와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이번 몽골 방문에 대한 사전 공부가 전무였던 나는 몽골인들이 아직도 말을 타고 다니며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만 살 것이라는 황당한 생각을 했었으나, 바이아르 선생에 의하면 최근 몽골에서 60개국의 정상이 참석한 아셈 회의가 개최되어 많은 현대화 및 대변화가 있었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하였다. 과거 우리가 88올림픽을 개최하며 큰 도약과 발전이 있었던 맥락과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16일 울란바토르 호텔에서 양국 학회의 돈독한 관계유지를 위한 환영식이 몽골국립치과대학 치과병원장이신 어윤톨 교수의 주관으로 이루어 졌으며 이후 제5회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학회 교육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연자는 몽골국립치과대학 보존과 바이아르치밍 교수 (근관-치주 병소의 분류에 대한 강의),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방사선과에서 연수를 받았다고 하는 어융터그 방사선과 교수 (치주학에서의 방사선에 대한 강의), 쿠바국립치과대학에서 몽골로 연수 온 치주과 쿠에라 교수 (생체형 및 골결손에 대한 강의), 그리고 대한치주과학회에서 온 서울대학교 구 영 (치과 임플란트를 위한 골처치에 대한 강의), 경희대학교 허 익 (치주-교정 및 심미치주수술에 대한 강의), 신승윤 (치과 임플란트를 위한 연조직 처치 및 근관-치주병소의 치료에 대한 강의) 교수였다. 강의 시 언어 소통의 문제를 걱정하였으나 기우에 불과하였다. 연세대 치과대학 교정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모도 선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약 80% 정도 한국인 인 것 같았다.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아무리 강사가 훌륭하고 강의 제목이 흥미롭다고 해도 청중이 없다면 고기 속없는 만두라고 할 수 있으며 결코 흥이 나지 않을 것이다. 자그마치 100여명이 넘는 몽골 치과의사들이 방을 가득 채워 줬던 것이다. 지금 몽골의 아침 기온은 섭씨 8도 정도로 약간은 춥게 느껴지는 데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강의장내의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오스카 몽골치주학회 회장 및 몽골국립대학 전부총장이며 현 몽골치과협회장이신 사마르사이칸, 어윤톨 치과대학장, 쿠바에서 온 쿠에라 교수 등과의 만찬을 통해 양국 학회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였고 앞으로의 발전 계획에 대하여 상의하였다.

17일에는 몽골국립치과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신승윤 교수가 Live surgery를 시술하였다. 사전에 수술을 진행할 3명의 환자 정보를 서울에서 받아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할 지를 세 명이 심사숙고 했으며 이를 토대로 치료 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예정된 한 명만 내원하고 계획에 없던 한 명이 더 내원했었다. 하지만 Live surgery 전에 임상 검사 결과 및 방사선 사진을 담은 슬라이드를 통하여 어떻게 이러한 치료 계획이 수립됐는지를 세미나실에서 설명하였으며 그 것 만으로도 참석했던 10여명이 매우 흡족했었다. 수술 방이 너무 비좁아 10여명이 들어가면 몸이 서로 부딪힐 정도였으며 숨도 막힐 정도였다. 신승윤 교수가 유리치은이식술을 시술하였으며 대부분의 참관자가 신기한 듯 한 순간 한 순간의 시술 과정도 놓치지 않으려고 서로의 머리를 부딪쳤다. 물론 수술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모든 참관자가 세미나 룸에 다시 모여 피자와 여러 가지 몽골 음식을 점심으로 함께 하면서 수술 과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며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모든 학술일정을 성대히 마치고 고민없이 이태준 기념관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 곳에서 애국열사 이태준 선생님의 숭고한 의술 봉사 및 독립 운동에 대하여 상세히 알게 되었고, 이번 학술 교류도 감히(?) 그 분의 뜻을 이어 가는 일부분이 된다고 우리끼리 간주하였다. 마지막 날 저녁은 대한치주과학회가 그 동안 우리에게 보여준 환대에 보답하고자 한식과 함께 한국 전통의 친화력 상승제인 소맥으로 일심동체가 되었다. 2017년에는 서울 K-Hotel에서 제12회 Asian Pacific Society of Periodontology 모임이 개최되기 때문에 몽골치주학회 회원 및 치과의사들의 많은 참석을 요청하였으며, 학술대회 기간 전에 몽골-한국 치주학술 워크숍을 개최하자고 구두로 협의하였다.

이로써 계획했던 모든 행사를 보람차게 끝맺고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혹시 추석 한가위 때 차례도 안 지내고 몽골에 간 거냐고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추석 당일 일찍 차례를 지내고 오후 비행기로 몽골로 떠났기 때문에 조상님께도 소홀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  

 허 익 경희대 치전원 치주과학교실 교수/ 대한치주과학회 부회장